“北, 청와대·국회 해킹 엘리트 20명 南 귀순”… 국정원, 국감서 공개

입력 2015-10-20 22:40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20일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이 원장은 여야 정보위원들에게 "정치와 절연했다"고 보고했다. 왼쪽부터 한기범 국정원 1차장, 이 원장, 김수민 2차장. 국회사진기자단

북한이 이달 초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 국회를 해킹했다고 국가정보원이 20일 밝혔다.

국정원은 20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비공개로 보고했다고 국회 정보위 관계자가 전했다. 해킹을 당한 외교안보 부처에는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가 모두 포함됐다. 국회를 제외한 청와대, 외교안보부처 등에 대한 해킹은 국정원이 사전 탐지해 차단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특히 2주 전 끝난 국감 기간 국회의원 3명과 보좌관들의 개인 컴퓨터 10여대에서 국감 자료도 해킹했다고 이 관계자는 부연했다. 해당 의원이 어느 당 소속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정원은 또 올 들어 북한 해외 주재관 20명이 귀순했으며, 엘리트 탈북자도 국내에 들어왔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 엘리트가 황장엽(전 북한 노동당 비서)급은 아니며 그보다 좀 약한 엘리트 탈북민”이라고 설명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전했다. 탈북자들은 주로 대북방송을 듣고 많이 영향을 받는다는 게 국정원의 부연이다. 귀순 인원은 2013년 8명, 지난해 18명으로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또 북한에 암거래 시장인 ‘장마당’이 380곳이나 되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도 370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에 맞춰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획했지만 중국의 반대와 기술적 준비 미흡으로 실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지만 실험 시기가 임박하지는 않았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영변 원자로 가동을 휴민트(인적정보)와 테킨트(기술적 정보)로 지속적으로 관찰하는데, 당장은 아니지만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최근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무기에 대해서도 성능이 우수하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핵배낭’에 대해서는 “핵배낭 소형화 기술은 없다”고 단언했다.

목에 혹이 생겨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돌았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려고 신청한 한국인 2명이 추가로 정보 당국에 적발돼 출국금지 조치됐다고 밝혔다. 사제폭탄 원료를 국내로 밀수입하려 한 IS 외국인 동조자 5명도 적발, 입국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또 올해 초 IS에 가담했던 김모(18)군과 관련, 5월 말까지 행적이 추적됐으나 이후 두절됐다고 설명했다.

임성수 문동성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