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정무특보로 활동해온 새누리당 윤상현, 김재원 의원이 특보직에서 물러났다. 개인의 총선 준비가 명분이지만 당내에서는 공천 룰 협상을 위한 친박(친박근혜)계 진영 결집 성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정무특보가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이 수리를 했다”며 “(각자가) 총선 준비를 해야 하고, 총선 준비를 하는 분 정리단계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의 비서진과 일부 장·차관들의 진퇴가 정리되는 시점에 맞추어 정무특보들로서도 신분을 정리하고 당과 국회에 복귀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 판단해 전날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며 “앞으로 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의정활동을 수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들 의원의 특보직 사임은 친박계 장관들의 복귀와 맞물리며 총선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당내 역학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천 룰을 둘러싼 계파 갈등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대통령 방미 등으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지만 오는 28일 재·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당 총선기획단이 발족되는 만큼 논의를 계속 미뤄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협상이 본격화되면 경선 방식과 우선추천제 활용 여부 등을 놓고 계파 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두 의원이 정무특보 직함을 내려놓음으로써 공천 룰 협상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구나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등 무게감 있는 친박 중진의원들의 복귀로 권력 지형에도 변화가 생기게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까지 당으로 복귀할 경우 친박들은 확실한 구심점을 형성할 수 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윤상현·김재원, 정무특보 사임… 명분 총선 준비 속내 친박 결집
입력 2015-10-20 2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