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성장률 통계, 또 조작의혹… 수출입 모두 줄고 산업생산 둔화됐는데도 3분기 6.9% 성장?

입력 2015-10-20 20:28 수정 2015-10-20 20:33
중국 경제 통계의 신뢰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여름에 이어 국내총생산(GDP) 데이터가 논란의 핵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중국 통계청이 3분기 중국 경제가 전년 동기에 비해 6.9% 성장했다고 발표하자마자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중국의 공식 통계에 대한 회의론이 분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경제학자들의 의심은 성장 실적과 제반 지표가 맞아떨어지지 않는 데 쏠리고 있다. 3분기에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했고, 산업생산도 예상보다 둔화됐으며, 고정자산투자는 9월에 뒷걸음질 쳤는데 어떻게 6.9% 성장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물론 소매판매와 서비스, 여신 수요가 증가하는 등 수요가 강화된 측면이 있지만 이런 요인들로는 부정적인 지표들을 상쇄하기에 부족하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주장이다.

소시에테 제네랄 CIB의 클라우스 바더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좋은 실적이 나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WSJ는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이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수치보다 실제는 1∼2% 포인트 낮을 것으로 추산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성장 실적에 대한 이런 의혹에 대해 중국 인민은행과 재정부, 그리고 국가통계국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의 자의적인 통계 관행과 관련해 소득 불균형 정도를 반영하는 지니계수 발표를 중단했다가 아무런 설명 없이 2012년 재개한 점과 공해로 말미암은 경제 피해 규모를 2010년까지만 공개한 점 등을 상기시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날 중국 공식 경제 통계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 일본 경제연구센터가 지난 7월 ‘리커창 지수’를 근거로 중국의 2분기 GDP 실질성장률이 공식 발표된 7%보다 훨씬 낮은 5%라고 분석했었다고 전했다. 리커창 지수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2007년 랴오닝(遼寧)성 당서기 시절 미국대사관에 초청받은 자리에서 중국의 GDP 통계는 인위적이어서 믿을 수 없어 자신은 전력소비량, 철도화물량, 대출지급액 등 세 가지 통계로 경제 성장을 가늠한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이 세 가지 지표를 재구성해 이 지수를 만들었다.

마켓워치도 이날 중국의 공식 지표에 대한 의구심이 어제오늘의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면서 이번 분기 실적 때문에 불신이 더욱 불거졌다고 전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