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인수·합병(M&A) 붐을 일으킬 신호탄으로 여겨졌던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증권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증권사는 KDB대우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LIG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SK증권 등이다. 여기에 오릭스PE코리아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현대증권도 다시 새로운 대주주를 찾게 됐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대우증권이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거대 증권사가 매물로 나오자 KB금융,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각가도 3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순항이 예상되었으나 현대증권 매각 불발이 변수로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산업은행이 현대증권과 대우증권 두 회사의 매각주관사를 맡고 있다. 산업은행은 당초 두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경우 미칠 영향을 고려해 현대증권 매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대우증권을 매각하겠다고 밝혀왔다. 일본계 자본인 오릭스의 현대증권 인수 포기로 두 회사의 매각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증권과 대우증권은 매수하고자 하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현대증권 입찰에는 KB와 미래에셋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대우증권 입찰에는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재매각 일정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사전적 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돼온 점과 대우증권 매각 일정을 고려했을 때 내년 상반기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LIG투자증권은 지난 13일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다음 달 본입찰 후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2013년 이후 수차례 매각에 실패한 리딩투자증권은 이달 말 본입찰을 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M&A를 업계의 돌파구로 삼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안유미 연구원은 “증권사 수익구조가 위탁매매사업에 의존하고 있어 새로운 사업 진출을 위한 경쟁력을 갖추고자 M&A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현대증권 매각 무산 여파… 대우증권 M&A 길막히나
입력 2015-10-20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