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습 나비효과… 시리아發 2차 난민 경보

입력 2015-10-20 22:32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 속에 반격의 실마리를 잡은 시리아 정부군이 북부 반군 장악 지역, 특히 시리아 2대 도시인 알레포 남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수만명의 주민들이 피란길에 올랐다. 시리아발(發) ‘엑소더스(대탈출)’로 또 한번의 난민 쓰나미가 우려되는 가운데 반이민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난민들의 가나안’ 독일에서는 집권 기독민주당 의원들이 베를린 장벽식 국경통제를 비밀리에 추진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영국 BBC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알레포 남부에서 지난 주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정부군의 파상공세에 인근 주민 7만여명이 피란에 나섰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리아 의료 구호 조직 연합체 대표인 자이도운 알조아비 박사는 “하늘을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가득 덮을 정도로 포격이 심각해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서 알레포 남부에서만 최소 7만명이 대피하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특히 의료 지원이 전무해 심각한 인명피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시리아 정부군과 ‘이슬람국가(IS)’ 세력이 알레포 동부와 북부 하마 지역에서 맞붙고, 러시아가 인근에 대한 공습을 강화함에 따라 혼란은 시리아 북부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앞서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유럽 지도자들에게 “IS뿐 아니라 정부군의 공격이 또 다른 난민 대피 행렬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독일에서는 집권 기민당 의원 다수가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베를린 장벽식 국경통제를 추진하고 나선 사실이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날 난민 위기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터키를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독일 빌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비밀계획’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난민 유입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기민당 의원 310명 중 188명이 독일 동부 국경을 따라 가시철망 울타리로 베를린 장벽과 같은 장벽을 설치하는 데 찬성했다.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그간 국경 장벽 설치에 반대해 왔던 메르켈 총리로서는 집권 이후 가장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