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실시된 캐나다 총선에서 중도진보 성향의 제2야당인 캐나다 자유당이 집권 보수당을 누르고 거의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20일 캐나다 공영방송 C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쥐스탱 트뤼도(43) 대표가 이끈 자유당은 하원 의석 338석 가운데 과반인 184석을 차지했다. 이로써 2006년 집권한 보수당이 물러나고 과반 다수의 자유당 정부가 출범하게 됐다. 보수당은 99석을 얻어 제1야당이 됐으며, 제1야당인 신민주당(NDP)은 44석을 얻어 제2야당으로 밀려났다. 지역당인 퀘벡당은 10석, 녹색당은 1석을 각각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총선에서 34석에 그치며 제2야당으로 주저앉았던 자유당은 이번 총선을 통해 4년 만에 4배가 넘는 의석을 확보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전체 득표율에서도 자유당은 40%를 기록해 32%를 기록한 보수당과 18%의 지지를 얻은 NDP를 앞질렀다.
역대 최장인 78일(약 11주) 동안 선거운동을 치른 이번 선거에서는 10년 가까이 집권한 스티븐 하퍼 총리의 보수 정권과 변화를 촉구하는 진보주의 세력의 맞대결이 주요 쟁점이었다.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선명한 좌파 노선을 내세운 NDP가 우세한 가운데 보수당과 자유당까지 3개당이 치열한 삼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달 들어 자유당이 ‘트뤼도 돌풍’을 만들어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훤칠한 외모와 대중 친화적인 이미지를 점유한 트뤼도 대표는 “과감한 정부 투자만이 무기력증에 빠진 캐나다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며 부자 증세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물론 경기부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위해 3년간 재정적자를 감수하겠다고 선언해 대중의 표심을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트뤼도 대표는 이날 몬트리올에서 총선 승리를 확정지은 후 당선 연설을 통해 “햇볕 같은 밝은 방식으로 일관해 왔다”며 “바로 이것이 긍정의 정치가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 국민이 ‘진정한 변화’를 이뤄낼 때가 됐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국민이 만들어준 선거 결과를 주저 없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캐나다의 케네디’ 아들, 아버지의 자유당 부활시키다
입력 2015-10-20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