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한국판 우버 ‘카카오택시 블랙’ 공개

입력 2015-10-20 20:18
전문 교육을 받은 카카오택시 블랙 기사가 20일 고급 세단으로 승객을 태우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서울시 최종 인가가 끝나는 대로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비싸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을 20일 공개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외관상 택시가 아닌 고급 승용차를 호출해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용할 수 있다. 비용은 일반 택시보다 비싸지만 전문 교육을 받은 기사가 운전을 하고 차량 내부에는 생수, 휴대전화 충전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사장님’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비용보다는 서비스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승객이나 VIP 의전 등이 필요한 기업체를 중심으로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택시는 올해 9월 국토교통부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도입된 새로운 택시 서비스다. 배기량 2800㏄ 이상 차량에 요금 미터기나 결제 기기, 차량 외부에 택시 표시 설비 등이 없이 호출 및 예약제로만 운행된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벤츠 E클래스 등 3000㏄급 고급 차량 100대와 전문 교육 과정을 마친 200여명의 기사가 운전을 맡는다. 차량 내부에는 생수, 휴대전화 충전기 등이 갖춰져 있다. 요금은 기본료 8000원에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미터기를 통해 거리시간 상호병산제로 계산된다. 카카오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이용 요금이 중형택시의 2.5배, 모범택시의 1.5배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이하 서울택시조합), 하이엔, 카카오 등 세 업체가 협업한다. 서울택시조합은 고급택시 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하이엔은 차량 관리 및 기사 교육을 맡는다. 카카오는 택시 호출 플랫폼을 제공한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서울시 최종 인가가 끝나는 대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택시 블랙이 눈길을 끄는 건 카카오가 O2O 사업에서 본격적인 수익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카카오택시의 경우 누적 호출 수 3000만건을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했지만 뚜렷한 수익모델은 없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서울택시조합, 하이엔, 카카오 등 세 업체가 수익을 배분한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카카오페이로 결제가 된다. 그동안 카카오톡 내부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카카오페이가 처음으로 오프라인 서비스에 접목되는 것이다. 카카오는 최근 뷰티숍 솔루션 1위 업체 ‘하시스’, 자동차 외장수리 서비스 ‘카닥’ 등을 인수하며 O2O 서비스 확대를 모색해 왔다. 카카오페이가 O2O 서비스와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엽 기자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