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기청 우수기업으로 지정된 비전세미콘·성광유니텍] 150억∼200억 매출 비결은 ‘새 시장 창출’

입력 2015-10-20 20:32
대전 유성구 ㈜비전세미콘 작업장에서 지난 16일 관절 모양을 본뜬 로봇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대전 중구에 위치한 ㈜성광유니텍이 스마트 방범창 ‘윈가드’를 선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청 제공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가는 선도적 중소기업들에는 불경기가 없다. 지난 16일 대전에 자리한 ‘관절 로봇’ 장비 제조업체 ㈜비전세미콘과 ‘철통 방범창’을 개발한 ㈜성광유니텍을 찾았다. 두 회사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100억원대 매출을 넘어섰고,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력 우수 수출강소기업, ICT 융복합 선도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비전세미콘은 반도체 제조장비인 플라스마 장비, 오븐 등을 만들다가 ‘협업용 로봇’에 필요한 부품을 개발했다. 비전세미콘은 덴마크 유니버설로봇(UR)이라는 회사에서 관절 모양을 본뜬 로봇을 들여온 뒤 여기에 물건을 집어 작업할 수 있는 ‘그리퍼(Gripper)’를 붙여 국내 업체에 납품한다. 그리퍼는 관절 로봇의 손가락 역할을 하는 장치다. 올해 크고 작은 국내 기업들이 생산 공정 효율화를 위해 비전세미콘에서 80여대의 협업 로봇을 사갔다. 내년 판매 목표는 300여대, 2017년 목표는 1000대다. 올해 회사 매출은 지난달까지 150여억원에 달했고, 지난해까지 30여명에 불과하던 직원은 72명으로 늘었다. 비전세미콘 윤통섭 대표는 “로봇을 이용하면 항상 인력난을 겪는 반도체 제조 후공정을 무인화하는 게 가능하다”며 “전자제품을 모아 파는 할인마트처럼 대한민국의 온갖 로봇을 다 팔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창호 제조업체인 성광유니텍은 일반 방범창이 부실해 어린이 추락사, 주거 침입이 일어난다는 점에 착안해 고강도 스테인리스 합금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방범창 ‘윈가드’를 만들었다. 윈가드는 망치와 가위에도 손상되지 않고, 1t 트럭이 올라가도 뚫리지 않는다. 성광유니텍은 2013년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2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윤준호 대표는 “윈가드를 개발한 덕분에 기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 B2B(기업 간 거래)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중소기업청 이준희 정책총괄과장은 20일 “기존 산업은 대부분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틈새시장을 발굴하기 위한 안목과 수요에 맞는 기술개발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