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김세원] 희망을 주는 세상

입력 2015-10-20 18:21

대학생들은 물가 상승 시 ‘밥값’부터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기사를 보았다. 한창 식욕이 왕성한 나이에 팍팍한 주머니 사정으로 인하여 먹을 것을 억제한다는 것은 고통일 수 있다. 분식집 김밥이나 편의점 도시락 등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하여 삼시세끼를 군대 짬밥처럼 학교식당에서 해결하기도 하고 좀 더 싼 인근 대학으로 원정을 다니기도 한단다. 가난한 대학생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개강을 앞두고는 저렴한 자취방을 찾기가 어른들의 집구하기 못지않게 쉽지 않아 살 곳을 찾아 헤매는 발걸음이 안쓰럽기만 하다. 급기야 어르신에 대한 생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저렴한 임대료를 부담하는 ‘어르신-대학생 홈셰어링’을 택하는 대학생도 늘었다고 한다.

공부도 해야 하고 생계를 위하여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는 가난한 대학생들의 고충이 만만치 않을 것이며, 그 삶은 치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돈이 없으면 보여지는 삶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으며, 청춘의 꿈과 희망을 키우기에는 하루하루가 버거울 것이다.

최근 서울의 한 사립대학이 획일적인 잣대로 줄 세워 지급하는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학생들에게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명예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장학제도 개편안을 내놓았다. 환영할 만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가난이 걸림돌이 되어 학업을 이어가기 힘들고 꿈과 의지가 꺾여가는 대학생에게는 등록금 걱정 없이 대학을 다닐 수 있으니 이만한 복지 프로젝트가 없을 것이다. 가난한 청춘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실제적인 지지이며 응원이다. 혜택을 받은 학생들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로 잘 성장하여 감사한 마음으로 이 사회를 위하여 헌신하게 된다면,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진정 성숙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김세원(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