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땅’ 케빈 나, 정상 문턱서 가슴 쳐

재미동포 케빈 나(32·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4년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통한의 ‘뒤땅’으로 놓쳤다.

케빈 나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의 실버라도 컨트리클럽 노스코스(파72·7203야드)에서 열린 2015-2016 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에밀리아노 그리요(23·아르헨티나)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케빈 나는 18번홀(파5)에서 티샷에 이어 두 번째 샷도 드라이버로 휘두르는 승부수를 던지며 버디를 잡아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18번홀에서 치러진 1차 연장전에서 케빈 나는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렸다. 그리요도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 오른쪽 러프지역으로 보냈다. 케빈 나의 웨지샷은 홀을 지나쳐 10m 거리에 멈췄고 그리요 샷은 1m에 붙었다. 승부가 나는 듯했지만 그리요가 버디 퍼트를 놓쳤다.

같은 홀의 2차 연장전에서 케빈 나는 또 실수를 했다. 두 번째 샷에서 뒤땅이 나와 볼은 페어웨이 왼쪽 러프쪽으로 굴러갔다. 이 사이 그리요는 세 번째 샷을 홀 2m 앞에 떨어뜨려 다시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케빈 나는 나무를 앞에 두고 세 번째 샷을 날렸지만 볼은 그린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결국 케빈 나는 보기에 그쳤고 그리요는 2m 남짓한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케빈 나는 2011년 10월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한 이후 4년 만에 우승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2005년 크라이슬러 클래식과 2014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이어 이번까지 3번의 연장승부에서 모두 패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2차 연장전에서 미스샷이 된 두 번째 드라이버 샷에 대해 캐빈 나는 “3번 우드를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다시 그 상황이 오더라도 드라이버로 샷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올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그리요는 우승상금 108만 달러(약 12억2000만원)를 챙겼다. 2년 간 PGA 투어와 마스터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주요 대회 출전권도 확보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