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세계과학정상회의’ 대전서 개막] “사물인터넷 시대, 한국이 성장엔진 될 수 있다”

입력 2015-10-19 20:36 수정 2015-10-19 23:01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19일 개막한 ‘2015세계과학정상회의’의 세계과학기술포럼에는 저명한 미래학자와 젊은 여성 벤처기업가, 노벨상 수상자 등이 주요 강연자로 나섰다. 이들은 글로벌 도전과제와 과학기술의 흐름 등을 역설했다.

미래학자이자 미국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인 제러미 리프킨 박사는 ‘디지털 한국, 3차 산업혁명 그리고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에 가장 부자인 80명이 갖고 있는 돈이 세계 인구의 반이 갖고 있는 부와 같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계비용 제로’를 통한 생산성 확대와 통신·에너지·운송수단이 융합된 3차 산업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계비용은 한 단위의 상품·서비스를 더 생산하는 데 추가로 드는 비용을 말한다.

리프킨 박사는 특히 모든 물자, 제품에 센서가 부착돼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40년이 되면 모든 사물이, 인류 전체가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를 ‘글로벌화된 뇌’에 비유했다. 이어 “한국은 IoT 관련 전문성이 있어 IoT가 성장 엔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프킨 박사는 공유경제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자본주의는 예상치 못하게도 ‘공유경제’를 탄생시켰다. 한국에서도 카 셰어링, 홈 셰어링 등 공유경제가 막 출발하고 있는데 이는 좋은 신호”라며 “이런 비즈니스는 한계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 효율성과 생산성이 혁신적으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리프킨 박사는 “앞으로 40년간 아마도 두 개의 경제체제가 경쟁하면서 공존하는 ‘혼혈 시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키건 쇼웬버그 솔스(SOLS)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성공담을 들려줘 호응을 얻었다. 그는 개인의 발 크기뿐 아니라 몸무게와 패션 스타일까지 반영해 발에 맞는 깔창을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하고 있다. 몸에 꼭 맞는 깔창으로 ‘걷는 즐거움’을 선사한 덕분에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기업인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내가 하는 것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느낌을 갖고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200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아론 치에하노베르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 교수는 노벨상을 꿈꾸는 학생과 연구자들을 위한 조언을 던졌다. 그는 “한국이 좋은 교육시설을 바탕으로 투자도 많이 하지만, 이스라엘과 비교하면 학생들이 다소 수줍어하거나 기존 통념에 잘 대항하지 않는 등 문화적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자원과 과학기술은 이미 훌륭하다”면서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낼 수 있는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조성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부모들이 도전정신을 키워준다면 노벨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