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를 지목해 “친일·독재 세력의 후예”라고 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반격에 나섰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초·재선 의원까지 문 대표를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으나 새정치연합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與 “인격살인·무례의 극치…사이비 진보의 연좌제 발언”=김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표를 겨냥해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하는 것은 정치의 도를 벗어난 무례의 극치”라고 말했다. 또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된 저질 정치공세나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언행은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인격살인적 거짓 선동 발언으로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제1야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기 어려운 충격과 경악의 발언”이라고 했다. 원 원내대표는 역사 교과서 문제와 민생 현안을 함께 논의하자는 새정치연합의 원내지도부 회담 제안에 대해 “역사 교과서와 (예산을) 연계시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거부했다.
당내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 회의에서도 “문 대표가 정말 ‘사이비 진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연좌제 발언”(김영우 의원) 등의 성토가 이어졌다.
새누리당은 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를 확대하는 등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분한 의견 조율 없이 국정 교과서가 추진된 데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국정화 방침을) 일방적으로 선언해 놓고 따라오라는 식이니까 의원들도 사실 당혹스럽고 한편으로는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했다.
◇文 “새누리당은 걸핏하면 색깔론…민생 먼저 살펴라”=새정치연합은 “(국정화 추진은) 역사쿠데타이자 민생쿠데타”라며 비판 수위를 더욱 높였다. 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은 걸핏하면 색깔론을 내세우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이번에도 색깔론으로 돌파할 것이라고 믿었을지 모르지만 (이는) 오판”이라고 했다. 이어 “민생을 홀대하고 국정 교과서를 강행하면 ‘친일미화·독재옹호’ 교과서를 반대하는 모든 분과 함께 역사 구하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신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3자 연석회의’를 갖고 국정화 저지를 위한 ‘1000만인 서명’과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새정치연합은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예산 심의에 대해서만 역사 교과서 문제와 연계키로 했다. 모든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하자는 강경론도 나왔지만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교문위 전체회의에선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역사 교과서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 간 설전만 오가다 파행했다.
김경택 최승욱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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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9 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