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성장률의 하락은 한국경제에 분명 악재다. 다만 완만한 속도로 둔화되고 있는 중국 경제지표가 더 위험한 방향(경착륙)으로 가고 있지 않은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7% 아래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19일 코스피지수가 보합세를 나타낸 것을 보면 시장이 우려 속에 약간은 안도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01포인트(0.00%) 오른 2030.27로 장을 마쳤다. 중국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6.8%)를 웃돌았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경기 둔화 우려가 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이번 국내총생산(GDP) 발표로 시장이 크게 움직이지는 않았다”며 “최근 증시 상승세가 이어졌던 것에 대한 차익실현성 매물이 지수에 다소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주 5거래일 동안 30원 가까이 급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소폭 상승세로 돌아서는 듯했으나 예상치를 웃돈 중국 GDP의 영향으로 또다시 8.1원 내려 1121.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6월부터 중국증시 급락과 중국경기 둔화에 관한 우려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금융시장에 심각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대중국 수출의 비중이 24∼26%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우리도 직격탄을 맞는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을 통해 위기가 전이되는 문제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중국 성장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한국의 총수출 증가율이 4.0% 포인트 이상, 경제성장률은 1.0% 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 성장률이 5%대를 보이면 한국 성장률은 0.6%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경제가 연착륙해 6%대 성장률을 기록할 경우에는 한국 성장률이 0.1% 포인트 하락 압력을 받는다.
중국의 고속성장 시대가 저문 지금 글로벌 시장이 기대하는 것은 연착륙이다. KB투자증권 문정희 연구원은 “중국의 수입 감소로 국내 수출경기 부진이 염려되나 중국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한다면 국내 수출경기의 하강 압력도 완화될 것”이라며 중국발(發) 불안심리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달 말 5중전회(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와 11월 경제공작회의 등에서 나올 정부의 정책(부양책) 발표도 시장의 기대감을 지속시키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中 경제 성장 내리막] 국내 증시, 중국發 충격은 없었다
입력 2015-10-19 2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