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한국 공략 본격화… 단통법 시행후 차별 사라져 자급제폰도 경쟁 여건 조성

입력 2015-10-19 20:02
한국레노버 모델인 걸그룹 EXID 하니가 19일 레노버 ‘팹플러스’ 출시 행사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왼쪽 사진). 팹플러스는 6.8인치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게임, 동영상 감상 등에 적합하다. 연합뉴스

중국 스마트폰의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와 이통사의 연결고리가 강한 탓에 중국 업체들은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자급제폰 판매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3∼5위인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스마트폰을 국내에서 모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세계 PC 1위 업체인 중국 레노버는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30만원대 대화면 멀티미디어 전용 스마트폰 ‘팹플러스’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팹플러스는 지난 9월 독일 가전제품박람회(IFA)에서 처음 선보인 제품으로 6.8인치 대화면 스마트폰이다. 강용남 한국레노버 대표이사는 “스마트폰은 통신 기능보다 콘텐츠 활용 용도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화면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팹플러스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장점을 묶은 신개념 멀티미디어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블릿’ 제품의 크기는 5.5∼5.7인치가 주류다. 팹플러스는 이보다 1인치 이상 크다. 강 대표이사는 “팹플러스는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레노버는 국내 이동통신 3사를 거치지 않고 자급제폰으로 팹플러스를 판매한다. 이통사를 통해 제품을 출시하면 판매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공급량, 보조금 규모, AS 문제 등에서 이통사와 협상을 해야 한다. 많은 해외 제조사들이 이 부분에서 이통사와 뜻이 맞지 않아 국내 시장 진출을 망설였다.

하지만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보조금 대신 20%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자급제폰도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강 대표는 “다른 나라의 경우 통신사 모델이 급격히 줄고 오픈마켓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오픈마켓을 통해 출시하는 것이 트렌드에 맞고 레노버만의 경쟁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레노버는 인기 걸그룹 EXID의 하니를 모델로 발탁해 팹플러스 마케팅에 나선다.

팹플러스는 20일부터 오픈마켓 11번가에서 독점 판매된다. 출고가는 39만9000원이다. 팹플러스는 VoLTE(LTE망을 통한 고음질 음성통화)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LG유플러스를 통해서는 사용할 수 없고 SK텔레콤, KT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다.

국내에 공식적으로 진출하지 않았지만 샤오미 스마트폰도 오픈마켓 등을 통해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샤오미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는 사용자들이 생겨났고, 이런 수요에 발맞춰 몇몇 업체들이 전문적으로 샤오미 스마트폰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20만원 안팎인 훙미 노트2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출시된 미(Mi)4c도 30만원 중반대에 살 수 있다.

이미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에 진출한 화웨이는 넥서스6P로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을 겨냥한다. 이 제품은 넥서스 제품 중 가장 고사양이고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는 등 외관에도 공을 들였다. 가격도 32GB모델이 67만원으로 넥서스 제품군 중에 가장 높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