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고 명문팀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 투수 2명이 마카오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의 출입국 기록 조회 결과 두 선수는 비슷한 시기에 홍콩에 다녀온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의 통화 내역을 확인 중이며, 이들이 들렀다는 카지노에 고객들을 알선한 업자들의 금융계좌도 들여다보고 있다. 일단 제보를 확인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본격 수사에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찰은 두 선수가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마카오 카지노의 ‘정킷(junket)방’에서 10억원 이상 규모의 도박을 했다는 제보를 확인하고 있다. 정킷방은 국내 조폭들이 외국 카지노룸을 빌려 한국인에게 도박을 알선해주는 것을 말한다. 마카오뿐만 아니라 필리핀·캄보디아·베트남까지 동남아 지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기업화한 조폭이 외국으로 사업 무대를 확장한 셈이다. 최근 구속된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와 19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K골프장 소유주 맹모씨도 이곳에서 도박하다 적발됐다.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도박 파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땐 야구 국가대표 선수 일부가 예선 기간 카지노장을 찾아 큰 파문이 일었다. 선수나 지도자들이 전지훈련뿐 아니라 비시즌 동안 원정 도박에 나서는 건 스포츠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일 정도다.
사실관계는 추후 확인해봐야겠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이 이번에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자체만으로도 이만저만한 충격이 아니다. 그것도 조폭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정킷방에서 도박을 했다면 더더욱 그렇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있는 팀인만큼 경찰은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다. 통합 5연패 달성을 노리는 삼성 구단도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기둥 투수인 관계로 자체 조사를 하루빨리 진행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
[사설] 팬 실망시킨 스포츠 스타들의 해외원정 도박 의혹
입력 2015-10-19 18:47 수정 2015-10-19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