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선 ‘경험’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베테랑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최대한 실수를 줄이고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도 베테랑의 힘이 팀 승리를 좌우하고 있다. 18일 1차전은 베테랑 대결에서 두산이 완승을 거뒀다. 두산은 홍성흔, 김현수 등 베테랑의 힘으로 7대 0으로 승리했다.
두산 최고참 홍성흔은 1차전에서 3-0으로 앞서던 4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작렬했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통산 100번째 안타였다.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100안타를 친 것은 홍성흔이 처음이다. 홍성흔은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23안타, 플레이오프에서 46안타, 한국시리즈에서 31안타를 때렸다. 홍성흔은 이제 2경기만 더 뛰면 박진만(SK·104경기)을 넘어서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경기 출장 신기록도 세운다.
홍성흔은 6회초 양의지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자 초구부터 희생번트를 대는 등 승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보였다. 김현수도 맹활약했다. 김현수는 27세지만 포스트시즌 무대를 62번이나 밟는 등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급이다. 김현수도 1차전에서 다승왕 에릭 해커를 상대로 1회초 타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NC는 베테랑이 침묵하면서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1차전에서 NC도 분위기를 바꿀 기회가 있었다. 바로 5회말 0-4로 지는 상황에서 1사 1, 3루의 기회를 맞았다. 그런데 베테랑 손시헌이 병살타를 치며 그대로 이닝이 마무리됐다. 손시헌은 이 병살타로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병살타 타이기록(10개)을 세우는 불명예도 가지게 됐다. 타자 최고참 이호준의 부진도 뼈아프다. 이호준은 SK 시절 한국시리즈를 세 번이나 제패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1차전에선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사실 1, 2차전을 앞두고 양 팀 더그아웃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NC가 더 여유로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완전히 뒤바뀌어 있다. 두산 선수들은 한가롭게 담소를 나누며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다. 반면 NC 선수들은 굳은 얼굴로 열심히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NC 베테랑들은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뿐 아니라 후배들의 사기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창원=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NC-두산 플레이오프] 승리 챙기는 ‘베테랑의 힘’
입력 2015-10-19 2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