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청 학교폭력 추방 프로그램 ‘친구데이’를 아세요

입력 2015-10-19 20:26
광주경찰청이 학교폭력 추방을 위해 도입한 ‘친구데이’ 프로그램으로 밝은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광주 용봉중학교 학생들. 광주경찰청 제공

“의현아. 너는 약속을 잘 지켜서 좋아!” “잘생긴 의현아. 멋지게 살아라!”

19일 오전 광주 용봉중학교 2학년4반 교실에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쳤다.

특히 친구데이(Day) 주인공인 김의현(15) 학생은 같은 반 친구 30여명이 자신을 위해 또박또박 적은 글귀를 보며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의현이는 쉬는 시간은 물론 수업시간에도 본인 이름과 함께 친구들의 가슴에 붙은 스티커 명찰을 어깨 너머로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흐뭇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하루 학생들은 친구 의현이의 좋은 점으로 얘기꽃을 피웠다.

담임교사 김현주(46·여)씨는 “며칠 전 특정 학생의 이름을 따 ○○일은 ‘○○데이’라고 미리 알려주면 반 학생들이 해당 친구에게 힘을 실어주는 문구를 떠올려 적어온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교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고 말했다.

광주경찰청이 학교폭력 추방을 위해 도입한 이색 프로그램 ‘친구데이’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친구데이는 신나는 학교문화를 위해 학생들이 친구 한 명의 이름과 칭찬을 담은 명찰을 달고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다. 경찰은 10월 1일부터 용봉중 등 중학교 4곳과 문흥초등학교 1곳 등 5개 초·중학교 7개 반에서 이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매일 순번제로 번갈아가며 친구들의 칭찬을 받는 명찰의 주인공이 된다.

친구데이 시행 이후 교사와 학부모들은 학생들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반기고 있다. 장난하고 거친 말투로 떠들기에 바빴던 학생들이 칭찬과 격려 문구가 적힌 명찰을 매개로 덕담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경찰은 현재 학교전담 경찰관을 통해 친구데이 프로그램을 시범운영 중이며, 성과를 분석해 더 많은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광주경찰청 김용관 아동청소년계장은 “친구데이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특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 스스로 참여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생일을 맞은 친구를 친구데이 주인공으로 미리 선정한 뒤 선물을 주면서 깜짝 이벤트를 하는 경우도 생겼다”고 말했다.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