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상무] 가뭄극복, 물길 연결이 중요

입력 2015-10-19 19:20 수정 2015-10-19 19:27

42년 만의 가뭄이라고 한다. 3년이나 계속되는 가뭄의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강수량이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강수량이 70% 이하일 때 가뭄이라고 하는데 올해 강수량이 평년의 40∼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재 농사용으로 사용하고 남은 전국 평균 저수율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당분간 큰 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뭄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기상청 장기예보에 따르면 가을철 강수량이 적어 가뭄현상은 내년 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견돼 있는 가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실 적당한 비가 내려주지 않는다면 가뭄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장단기 가뭄대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이다.

농업용수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는 가뭄이 상시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 선제적 대응체계를 구축해오고 있다. 지역별 강우 현황을 고려해 맞춤형 용수확보대책을 수립하고, 농한기에는 하천수를 저수지로 끌어올려 물을 채우는 양수저류 등을 통해 용수를 추가 확보하는 노력을 매년 되풀이하고 있다. 올해 임진강 유역 가뭄은 간이양수장 가동과 군남댐 방류 등의 조치로 가뭄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런 사례를 볼 때 다양한 대책이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여당이 최근 당정협의를 열고 4대강 지류지천정비사업 재개 등 가뭄대책을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그치지 말고 기후변화 시대에 대응하는 수자원의 안정적 확보대책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물 문제의 핵심은 양적으로 풍부해야 하고 질적으로 깨끗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 어느 때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양적인 확보는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다. 당장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식수와 생활용수 공급이 시급하다. 다음으로는 내년 영농철에 대비한 농업용수 확보다. 생활용수 공급을 위한 관정개발과 하천수를 양수기로 퍼 올려 저수지에 채우거나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 바닥을 파내 저수용량을 키우는 준설사업도 서둘러야 한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기존 저수지 둑을 높이거나 4대강 여유수량을 활용할 수 있는 지류지천정비사업도 효율적이다. 도서지역의 경우는 해수담수화도 추진해 볼 만하다. 신규 수자원개발과 시설보강·확대는 물론이고 기존 댐과 저수지, 하천의 물길을 연결하는 수자원 공유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용도 적게 들고 환경적으로도 이점이 많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추진돼야 할 통합물관리 체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물길을 이어 수자원을 균형 있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표적으로 4대강 보에는 수자원이 여유가 있지만 인근 저수지나 댐에는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대책이 수자원의 공유시스템이다. 금강물을 보령댐으로 끌어올리고 보로 조성된 하천수를 인근 지류지천을 통해 농경지로 공급하는 사업이 바로 이러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여유가 있는 다목적댐의 물을 하천으로 흘러내려 농업용수로 활용하면 다시 그 물이 하천을 통해 댐과 저수지로 유입되기 마련이다. 모든 물길은 연결돼 있다. 넘치는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연결하면 가뭄극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일시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물길을 잇기 위해서는 저수지 관리기관인 농어촌공사와 댐 관리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등 물 관리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체계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