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쫄깃 ‘스릴러 맛 살리는 배우의 힘’… 22일 개봉 ‘특종:량첸살인기’ ‘더 폰’ 관람 포인트

입력 2015-10-20 18:53 수정 2015-10-20 19:15

사건의 실마리를 과연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22일 개봉되는 조정석 주연의 ‘특종: 량첸살인기’와 손현주 주연의 ‘더 폰’을 보면서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결론지을지 궁금했다. 둘 다 살인사건을 다룬 스릴러다. ‘특종’은 언론의 진실보도에 대해 돌아보게 하고, ‘더 폰’은 극한 상황에서 펼치는 액션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두 작품의 관람 포인트를 소개한다.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다=이혼과 해고 위기에 처한 방송기자 허무혁(조정석)은 우연히 받은 제보로 연쇄살인사건 특종을 터뜨린다. 하지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특종이 엄청난 오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무혁은 일말의 양심으로 모든 것을 털어 놓고 사직서를 제출하려고 한다. 그런데 무혁의 보도대로 사건이 전개되는 게 아닌가.

‘특종’은 오보인줄 알면서도 특종 욕심에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며 점점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빠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보도국을 지휘하는 백 국장(이미숙), 문 이사(김의성), 유 팀장(태인호)을 내세워 속보와 경쟁 보도에 혈안인 언론을 풍자하고 있다. 사건을 쫓는 기자와 용의주도한 범인의 숨바꼭질이 스릴 넘친다.

극 중 상황과 캐릭터가 다소 억지스럽기는 하지만 거짓과 진실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긴박감을 선사한다. 씁쓸한 웃음을 주기도 한다. 영화는 보이는 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전하는 대로 믿는 것이 과연 진실인지 관객들의 담론을 요구한다. 노덕 감독은 “진실과 거짓에 대한 이야기를 스릴러와 코미디를 통해 우화적으로 풀고 싶었다”고 말했다.

‘건축학 개론’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등에서 친근하고 순박한 캐릭터를 선보인 조정석은 특종과 오보의 극한을 오가는 기자를 잘 소화했다. 그는 “기자라는 특정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월급쟁이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상황에 쫓기고 내몰리다 웃음, 섬뜩함, 연민을 전하는 그의 연기에 공감이 간다. 15세 관람가. 125분.

◇휴대폰으로 1년의 시공간을 오가다=로펌에서 제약회사 법무팀으로 자리를 옮긴 변호사 고동호(손현주)가 동료들과 회식을 위해 아내 연수(엄지원)와 만나기로 한 약속을 깬다. 새벽 3시쯤 귀가했더니 아내가 살해당한 것이 아닌가. 동호는 1년이 지나도록 범인을 찾아다니지만 잡을 수가 없다. 그런데 1년 전 살해된 아내의 번호로 전화가 걸려온다.

‘더 폰’을 보다보면 조금은 헷갈린다. 1년 전 죽은 아내에게서 전화가 걸려오다니 이게 있을 수 있는 얘기인가. 범인이 아내의 휴대폰을 갖고 있다가 협박용으로 건 게 아니라 진짜 아내가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평행이론을 들먹이지만 이해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숨바꼭질’ ‘악의 연대기’에 이은 손현주의 눈빛연기에 그런 의문은 잊혀지고 만다.

손현주는 순간의 실수로 놓쳐버린 가족에 대한 절박한 마음을 과장 없이 연기했다. 일찌감치 공개된 범인과 쫓고 쫓기는 아날로그 액션도 제대로 살렸다. 그는 “액션 장면을 찍다 보면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데 이번에는 손톱이 빠지고 어깨 인대가 늘어나고 갈비뼈가 부러졌다”며 “액션 찍다가 잘못하다가는 죽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늑골이 부러져 압박 붕대를 감고 청계천을 뛰어내리는 등 몸을 아끼지 않은 손현주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오락영화다. 그는 과거를 되돌려 1년 전 살해당한 아내를 구할 수 있을까. 1년의 시간차를 풀어내는 마지막 장면이 조금은 허탈하다. ‘황해’에 단역으로 출연하고 ‘시체가 돌아왔다’를 조연출한 김봉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15세 관람가. 115분.

◇범죄 저지른 형사와 범인 잡는 형사 배성우=두 영화에는 배성우가 조연으로 나온다. ‘특종’에서는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언론과 힘겨루기를 하는 형사로, ‘더 폰’에서는 살인을 저지른 무서운 전직 형사로 두 얼굴을 보여준다.

착한 것 같으면서도 왠지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의 연기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