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현직 총리로는 최초로 미군 항공모함에 탑승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으로 한·미·중 3각 공조 강화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미·일 동맹의 굳건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8일 일본 가나가와현 앞바다 사가미만에서 열린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참가한 뒤 헬기를 타고 인근 해상에 있던 미 핵 항공모함 레이건호에 승선했다.
아베 총리는 관함식 훈시에서 “레이건호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피해 지역에 달려와 준 ‘도모다치(친구) 작전’에 투입된 일본·미국 유대의 상징”이라며 이달 1일부터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소재 미 해군 요코스카 기지에 배치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4월에 결정한)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아래 양국의 동맹이 효율적으로 기능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크리스 볼트 함장의 안내 하에 군함을 지휘하는 장소인 함교(艦橋)와 격납고 등을 시찰했다. 항모에 탑재된 FA-18 전투기 조종석에 앉아 미소를 지으며 사진 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나카타니 겐 방위상 등과 동행한 아베 총리는 레이건호에서 약 1시간 동안 머물렀다.
아베 총리가 레이건호에 탑승한 것은 양국이 미·일동맹으로 강하게 연대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안보법 제개정에 맞춰 미·일동맹 강화를 어필하는 것이 이날 아베 총리 일정의 주요 목표”라고 전했다. 아베 정부는 최근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안보법률을 제·개정해 공포하면서 ‘미·일동맹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 안보법 개정의 주요한 의의’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해 왔다.
레이건호 탑승에 앞선 관함식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을 둘러싼 안전보장 환경은 한층 엄혹해지고 있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위협은 쉽게 국경을 넘는다”며 “한 나라만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아베, 美핵항모 탑승 안팎] 그렇게 ‘美·日동맹’ 과시하고 싶었나
입력 2015-10-19 03:50 수정 2015-10-19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