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손보험료 최대 30% 오른다

입력 2015-10-19 02:32

민간 실손의료보험료가 내년에 최대 30%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8일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료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범위인 가격상승률을 내년에는 ±30%, 2017년은 ±35%로 넓힌 뒤 2018년부터 완전 자율화하는 방안을 담은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실손의료보험은 지금도 보험사들이 40% 가까이 손실을 보면서 판매하고 있어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올해 정부가 책정한 의료실손보험 가격상승률은 ±25%였다.

금융 당국은 내년 4월까지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모든 보험 상품의 가격을 완전 자유화한다는 방침이다. 생명보험이나 화재보험 등 다른 보험들도 가격이 큰 폭으로 요동칠 전망이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로드맵에는 온라인에서 보험 상품을 비교해 구매할 수 있는 보험 슈퍼마켓을 다음달 개장한다는 내용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온라인 전용 보험과 방카저축성보험, 실손의료보험 등을 한눈에 비교하도록 하면 보험사가 쉽게 보험료를 올릴 수 없을 것”이라며 “내년 4월부터는 인터넷 포털에도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사전 규제를 폐지하거나 대폭 완화하는 대신 사후 규제를 엄격히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해 불법적인 판매에는 연간 보험료 수입의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면 문 닫는 보험사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판매 위주의 양적 경쟁을 해온 보험사들이 상품·서비스 위주의 질적 경쟁을 벌이도록 적극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1993년의 보험상품 가격 자유화 이후 22년 만에 이뤄지는 보험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금융 당국은 자평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