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원 2명 1시간 항의 받다 무릎 꿇어… 이번엔 인천 대형 백화점 고객 ‘갑질’ 논란

입력 2015-10-19 02:14 수정 2015-10-19 09:47
인천의 한 백화점 1층에서 점원 2명이 고객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는 영상이 공개돼 비난이 일고 있다. 이 여성 고객은 귀금속 무상수리 여부를 놓고 점원들에게 1시간가량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인천 남구 소재 대형 백화점에서 점원 2명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객에게 사과하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공개돼 ‘갑질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1분27초짜리 영상에는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한 여성 고객이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고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점원 2명이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점원들은 고객이 반말로 따지며 항의를 계속하자 바닥에 무릎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였다.

이 영상은 16일 오후 3시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서 다른 고객이 촬영해 인터넷에 올렸다. 논란은 여성 고객의 어머니가 지난 5일 매장을 방문, 7년 전 구입 당시 20만원이던 귀금속을 수리해 달라고 했지만 점원이 본사 규정상 수리비의 80%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비롯됐다. 어머니로부터 상황을 전해들은 이 고객은 업체 본사에 강하게 항의했고 업체 측은 결국 무상수리를 해 주기로 했다. 20, 30대로 보이는 여성 고객은 그러나 16일 매장을 찾아가 점원들의 고객 응대법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1시간가량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면서 주변 매장 고객들이 몰리자 점원들이 상황을 빨리 종료하려고 자의적으로 무릎을 꿇은 것”이라며 “일반적인 ‘고객 갑질’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관계자도 18일 “고객이 강압적으로 점원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인천 남부경찰서 문학지구대 관계자는 “여성 고객이 반말을 하기는 했으나 욕설을 하지 않은 데다 상호 화해를 통해 무상 AS가 이뤄졌고 전화상으로 사과한 점을 고려해 입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점원들은 정신적 충격 때문에 17일부터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백화점 고객의 ‘갑질’ 논란은 수차례 있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부천의 한 백화점에서는 50대 여성 고객이 주차요원에게 무릎을 꿇게 한 뒤 폭언을 했다가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 1월 대전의 한 백화점에서도 여성 고객이 의류교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계산대에 있던 물건과 옷을 바닥으로 던지고 남성 직원의 뺨을 때렸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