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패션 에이전시 mc2 그랜드 매니저 이에르 “K패션, 세계 시장에 바로 내놓아도 손색 없다”

입력 2015-10-19 19:15

“K패션은 많은 나라에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K패션을 소개하는 서울패션위크는 시즌마다 좋아지고 있어요.”

‘2016 SS 헤라 서울패션위크’가 한창 열리고 있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18일 만난 패션 에이전시 mc2 그랜드 매니저 나탈리 카조 이에르(55·사진)는 엄지손가락을 ‘척’ 세웠다. 15년 전 파리에 온 한국 디자이너 우영미를 만나면서부터 한국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4년 전부터 시즌마다 서울을 찾고 있다고 했다. mc2는 프랑스 파리에 대규모 쇼룸을 갖고 각국의 바이어들에게 디자이너 옷을 소개하고 있는 세계적인 패션 에이전시다.

쇼룸에 소개할 디자이너 발굴을 위해 세계적인 컬렉션을 빠짐없이 찾고 있다는 그는 서울패션위크에 대해 “서울 디자이너들의 옷들은 세계 시장에 바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후하게 평가했다.

아시아 패션의 중심 행사로 떠오른 서울패션위크가 세계적인 컬렉션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할일을 묻자 우선 행사 스케줄을 바이어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것을 권했다. 그는 “바이어들은 수주를 하기 위해 방문할 컬렉션 스케줄을 2∼3개월 전 확정하므로 그 전에 공지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이번 서울컬렉션의 일정은 개최 40여일 전인 9월초에야 확정됐다.

‘서울컬렉션이 늦게 시작되기 때문에 다른 지역 컬렉션에서 예산을 모두 써서 수주가 어렵다’는 일부 바이어들의 지적에 따라 컬렉션 시기를 앞당기자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이에르는 “서울만을 위해 이곳에 오기는 힘들다”면서 “지금처럼 도쿄, 상하이와 비슷한 시기에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도쿄 컬렉션도 늦게 하지만 바이어들은 거기에서 쓸 예산을 남겨 놓는다”면서 “서울컬렉션에서 좋은 옷들을 꾸준히 선보인다면 바이어들은 서울컬렉션을 위한 예산을 남겨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mc2에서는 한국 디자이너 ‘준지’ ‘타이거인더 레인’ ‘송지오’ ‘CY초이’를 소개하고 있는데 바이어들의 반응이 좋다”면서 새로운 디자이너 영입을 위해 서울패션위크에서도 눈여겨보는 브랜드가 있다고 말했다. ‘제이쿠’(구연우·최진우) ‘푸시버튼’(박승건), ‘비욘드클로젯’(고태용), ‘무홍’(김무홍), ‘문수권’(권문수), ‘라이’(이청청) 등이 이에르가 몇 시즌째 지켜보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패션코드’ 카탈로그를 꺼내 보이며 “같은 시기 서울에서 열리는 패션 행사들을 함께 묶는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패션코드 행사장을 오갈 수 있는 셔틀버스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패션코드는 20∼22일 서울 중구 남산제이그랜하우스에서 개최되며 이상봉 홍은주 등의 패션쇼가 진행된다. 지난 16일 개막한 서울패션위크는 21일까지 이어진다.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