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이민’ 獨정치인 흉기테러 중상… 쾰른시장 후보 목 찔려

입력 2015-10-19 02:11

헝가리가 독일과 북유럽으로 가는 중동 난민과 이민자들의 주요 통로인 크로아티아 쪽 국경을 폐쇄했다. 슬로베니아 STA통신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오전 슬로베니아 동부의 크로아티아와 접경한 페티소브치 출입국관리소에 난민을 태운 버스들이 도착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전날 헝가리가 크로아티아 국경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자 ‘플랜 C’인 슬로베니아 이송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발칸 루트는 터키에서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헝가리,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로 가는 것이었지만, 헝가리가 지난달 15일 세르비아와 국경을 막자 크로아티아로 우회하는 ‘세르비아-크로아티아-헝가리-오스트리아’로 바뀌었다. 그러나 헝가리가 이날 새벽 1시부터 크로아티아와 국경도 폐쇄함에 따라 마지막 구간이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로 다시 변경된 것이다. 슬로베니아의 수용 능력과 수송량을 감안할 때 난민들이 오스트리아로 이동하는 데 더욱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난민 수용에 적극적인 독일에서는 반(反)이민 정서를 가진 주민의 흉기테러에 여성 정치인이 중상을 입었다. 영국 BBC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독일 쾰른시의 유력한 시장 후보인 헨리에테 레커(58·사진)가 이날 쾰른의 한 시장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렸다. 중상을 입은 레커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쾰른 주민인 44세 남성을 피의자로 체포해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가 현재 직업이 없는 상태이며 진술을 토대로 판단할 때 외국인 혐오가 범행 동기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성공회 주교들은 난민 대책에 미온적인 보수당 정부를 비판하며 향후 5년간 5만명의 난민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보냈다. 가디언은 지난달 초 영국 성공회 주교 84명이 앞으로 5년간 난민 5만명을 받아들이라는 요구가 담긴 편지를 캐머런 총리에게 보냈다고 이날 보도했다. 주교들이 수용을 요구한 난민 수는 영국 정부가 난민 대책으로 내놓은 2만명(5년간)보다 3만명 더 많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