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부터 5일간 일정으로 영국 국빈 방문에 나선다. 시 주석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청을 받아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동행한다.
중국 국가주석의 영국 방문은 2005년 후진타오 당시 주석 이후 10년 만이다. 양국 관계는 2012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면서 한때 냉각기를 가졌지만 현재는 최고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이 방문 기간 머무를 버킹엄궁 내부까지 집중 조명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 주석 부부는 20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함께 왕실 전용 마차를 타고 여왕의 거처인 버킹엄궁에 들어가 오찬과 만찬, 숙박까지 하루를 버킹엄궁에서 지내게 된다. 여왕을 비롯해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 등 왕실 3대를 모두 만난다.
캐머런 총리도 총리 집무실에서의 공식회담 외에도 시 주석을 영국 총리의 공식 별장인 체커스에 초대했다.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 주석은 캐머런 총리와 함께 맨체스터를 찾아 명문 구단 맨체스터시티(맨시티)를 운영 중인 시티풋볼그룹(CFG)도 방문할 계획이다.
영국은 중국 내 인권 문제와 민주화 등을 중시하던 예전과 달리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 몰두하고 있다. 영국은 홍콩 민주화 시위 및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서도 반중 발언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 정부의 ‘대(對)중국 정책’이 외무부가 아닌 재무부가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재무부 장관의 이름을 따 ‘오스본주의’로 표현하기도 했다. 영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장 먼저 가입을 선언한 서방국가였다. 지난해 리커창 총리의 영국 방문과 오스본 재무장관의 최근 중국 방문 등으로 신뢰를 높이는 한편 각종 경제협력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이번 시 주석 방문 기간에만 모두 150건의 양국 협력방안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국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힝클리 포인트 원전 개발과 고속철 HS2(High Speed 2) 건설 1단계 공사에 대한 중국 투자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시 주석 방문 기간 중국 인민은행이 런던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단기 국채를 발행하는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양국의 황금기는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차이나데일리는 영국의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센터(CEBR) 보고서를 인용, 향후 10년 동안 영국에 대한 중국 투자가 1050억 파운드(약 183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英 왕실 3대의 환대 받는 시진핑… 10년 만에 영국 국빈 방문
입력 2015-10-19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