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산항을 찾는 크루즈선 절반 이상이 대형 선박인 것으로 나타나 터미널 설계 당시 항만당국의 크루즈 정책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내년 부산항을 찾는 크루즈 선박 가운데 63%가 10만t급 이상이며 선박의 입항 횟수는 149회에 달한다고 18일 밝혔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인 로열캐리비안크루즈(RCCL) 선사의 퀀텀 오브 더 시즈(16만7800t)호가 28회로 가장 많다.
내년에 첫 영업에 나서는 RCCL 소속 같은 크기의 ‘오베이션 오브 더 시즈’호도 부산을 24회 찾는다. 이 보다 다소 작은 ‘마리너 오프 더 시즈’(13만8000t)호는 15회 방문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형 크루즈선의 부산입항이 60%를 넘어서자 부산시, 부산해양수산청, 부산항만공사 등 해양항만 당국의 크루즈 대형화 예측이 실패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006년 문을 연 영도국제크루즈터미널은 8만t급에 불과해 설계 당시 크루즈선 대형화 추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크루즈선의 대형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자 부산해양수산청은 22만t급 크루즈선이 입항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400억원을 들여 영도국제크루즈터미널 선석 보강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공사는 2018년 완공된다. 이에 따라 공사기간 부산을 찾는 대부분의 크루즈선은 컨테이너 전용부두인 감만부두를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부산 항만업계 관계자는 “10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예측 때문에 다시 수백억의 예산을 들여 터미널 확장 공사를 하게 됐다”며 “크루즈 정책에 대한 종합적이고 과학적인 예측과 전망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항 크루즈 정책 실패했다”
입력 2015-10-19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