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3박4일간 이어진 방미 일정 내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한·미 우호의 밤’ 행사와 미국 국방부(펜타곤) 방문, 한·미 정상회담 등 행사 때마다 ‘역동적인 동맹’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이라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9월 초 중국 방문 이후 불거진 한국의 ‘중국 경사(傾斜)론’을 적극 불식하려는 행보다.
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가진 연설에서 “그간 한·미동맹은 대내외 환경 변화에 창조적으로 적응하면서 강력하고 역동적인 동맹으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제 지역을 넘어 글로벌 분야에서 공동 리더십을 발휘하는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다. 신뢰를 통해 성장하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며 인류의 공공선을 선도하는 동맹으로 도약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미국과 일본 조야(朝野)에서 나오는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적극 반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달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함께 전승절 열병식을 관람하면서 미국 보수주의 학자들과 일본 일각에선 “한국이 중국편이 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박 대통령은 전날 열린 ‘한·미 우호의 밤’ 행사에 이어 또다시 “한국은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정책의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대륙국가이자 해양국가로서 지정학적·지경학적 요충지”라면서 “역내 평화와 협력에 기여할 누구보다 강한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으로부터 ‘미국의 대중(對中) 봉쇄정책’이라는 의심을 받는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지지 입장을 내비친 건 중국 경사론에 대한 분명한 반박 메시지로 읽힌다. 동시에 한·미동맹의 ‘역동성’을 언급함으로써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중 간 협력을 제안하는 등 미·중 간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 다차원적인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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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방미] 한·미 동맹 강조 ‘中 경사론’ 불식
입력 2015-10-17 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