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의 흥행 보증수표인 배우 조승우, ‘댄싱9’ 시즌1의 MVP인 비보이 하휘동. 얼핏 보기에 아무런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이 올 가을 나란히 ‘베르테르’로 변신한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과 무용에 각각 출연하게 된 것이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작품으로 올해로 공연 15년이 된다. 제작사인 CJ E&M은 11월 15일부터 1월 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이 작품을 올린다. 타이틀롤인 베르테르 역에 조승우, 엄기준, 규현을 캐스팅했다는 발표가 지난달 초 나왔다. 세 남자배우 모두 팬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해서 티켓 확보 경쟁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승우의 경우엔 2002년 이후 13년 만에 ‘베르테르’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뮤지컬 팬들 사이에 티켓 예매 전쟁을 촉발하기도 했다. 조승우는 2004년 영화 ‘말아톤’과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전에 이미 뮤지컬 출연으로 상당한 팬들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 중 하나가 바로 2002년 우수 어린 연기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베르테르’였다.
조승우는 올해 인터넷 커뮤니티 ‘DC인사이드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팬들과 설전을 벌이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최근 출연한 뮤지컬 ‘맨오브라만차’가 예전만큼 흥행 돌풍을 일으키지 못해서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베르테르’를 통해 식지 않은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한편 CJ E&M은 계열사인 케이블 채널 엠넷의 인기 프로그램 ‘댄싱9’ 스타들을 앞세워 또 다른 ‘베르테르’를 선보인다. 뮤지컬 ‘베르테르’에 앞서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댄스프로젝트 ‘D클래식-베르테르’가 그것이다.
‘D클래식’ 시리즈는 고전 명작을 무용수들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댄스프로젝트다. ‘댄싱9’ 시즌1으로 주목받은 비보이 하휘동을 비롯해 현대무용의 한선천·안남근·남진현, 발레 윤전일, 댄스스포츠 김수로·김홍인 등 7명의 남자 스타 댄서들을 나서 각자가 해석한 베르테르를 표현해낼 예정이다.
시즌3까지 진행된 ‘댄싱9’은 매번 스타 춤꾼들을 배출하면서 무용계에 활기를 제공하고 있다. 무용은 연극이나 뮤지컬, 클래식에 비해 아무래도 팬층이 얇은 장르였다. ‘댄싱9’은 어렵게 느껴지는 무용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CJ E&M은 ‘댄싱9’ 출신 댄서들로 특별한 콘셉트 없는 갈라 공연을 몇 차례 개최해 왔다. 그러나 댄서들의 춤 실력에 비해 전체 공연의 연출이나 구성이 느슨해 전체적인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었다. 방송의 킬러 콘텐츠를 무대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이었다. 하지만 ‘D클래식’ 시리즈를 통해 앞으로도 뮤지컬 등과 연계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장지영 기자
CJ E&M 스타 마케팅… 조승우·하휘동 ‘베르테르’ 변신
입력 2015-10-19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