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으로 끝난 신혼의 꿈… 결혼 앞둔 예비 부부 숨진 채 발견

입력 2015-10-17 02:21

결혼을 눈앞에 둔 예비부부가 같은 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결혼 준비 과정의 갈등 때문에 예비신랑이 예비신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지난 11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다세대주택에서 예비신부 박모(31)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고 16일 밝혔다. 목에 상처를 입은 박씨는 오전 10∼11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예비신랑 김모(33)씨는 낮 12시50분쯤 경기도 김포 전호대교에서 몸을 던져 다리 밑 강둑에 떨어져 숨졌다.

24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던 두 사람은 신혼집으로 마련한 이 다세대주택 전셋집에서 지난 2일부터 함께 살고 있었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범행 흉기도 그 자리에 놓여 있는 점으로 미뤄 김씨가 박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씨의 발에서 나온 혈흔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결혼 준비로 인한 갈등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의 유족들은 예비신부 측에서 두 차례 상견례를 미뤘다고 진술했다. 김씨의 직장 동료들은 김씨가 평소 결혼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박씨의 유족들은 김씨가 원망스럽다는 취지의 진술만 했다.

두 사람은 예식장을 잡아놓고 지인들에게 청첩장도 돌린 상태였다. 김씨는 서울의 사립대를 나와 인천의 대기업에서 근무했고 박씨는 서울에서 외국계 기업을 다녔다. 경찰은 유전자 감식 결과 김씨 발에서 묻어 있는 혈흔이 박씨의 DNA와 일치할 경우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종결할 계획이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