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젓과 젖 표기 사례는 새우젓·엄마젖

입력 2015-10-17 02:02

‘새우젖’ ‘밴댕이젖’ ‘어리굴젖’ ‘조개젖’.

‘젓갈’ 가게 앞을 지나다 보면 잘못 쓰인 이런 글씨가 자주 눈에 띕니다. 인터넷상에도 ‘새우젖’이 수도 없이 나오는 걸 보면 ‘젓’과 ‘젖’의 쓰임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젓’은 새우 조기 멸치 따위의 생선이나 조개, 생선의 알·창자 등을 소금에 절여 삭힌 음식을 말하지요. ‘젖’은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먹는 따뜻한 ‘생명수’이고요.

만약 “엄마 ‘저슬’(젓을) 먹고 자란 아이는 면역력이 강하다” “곰삭은 빨간 어리굴‘저즐’(젖을) 갓 지은 하얀 쌀밥에 얹어 먹어봐”처럼 말한다면 ‘젓’과 ‘젖’을 구분할 줄 모른다는 증거입니다. “엄마 ‘저즐’(젖을) 먹고…” “어리굴‘저슬’(젓을)…”이라고 발음해야지요.

김장철을 앞두고 강화 소래 광천 강경 부안 신안 등 말고도 면면촌촌 골골샅샅에 젓갈 장이 설 텐데, 새우젓에 대해 알아볼까요. 새우를 잡아 담근 시기에 따라 음력 3·4월의 춘젓, 5월의 오젓, 6월의 육젓, 9·10월의 추젓 등으로 불립니다. 살이 통통하면서 고소한 산란기 새우로 담근, 붉은빛이 도는 육젓을 최상품으로 치지요. 새우젓은 3개월 정도의 숙성기간을 거치는데 음력 6월에 잡아 담근 육젓이 김장에 주로 쓰이는 이유입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suhw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