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후 장로님이 어느 날 늦은 밤 전화로 두 편의 가사를 불러주셨다. ‘할 수 있다 하신 이는 나의 능력 주 하나님 의심 말라 하시고 물결 위를 걸으라 하시네∼’라는 가사였다. 가요만 만들던 습관 때문에 트로트풍의 단조곡이 나왔다. 찬송가 분위기와 맞지 않았다. 다시 밝고 힘찬 장조로 곡을 만들었다. 우리 교회 최성찬 지휘자에게 곡을 들려줬다.
대중성이 있어 널리 불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노래를 전용대에게 줬지만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 나는 같은 해 ‘할 수 있다 하신 이는’과 ‘주님 예수 나의 동산’을 비롯해 10곡을 내 목소리로 담아 처음으로 찬양 음반을 냈다. ‘고목나무’ 가수가 그야말로 ‘생명나무’ 가수가 된 것이다. ‘할 수 있다 하신 이는’(QR코드)는 부흥 강사들 사이에 빠르게 퍼졌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오산리기도원을 비롯해 전국 기도원에서 뿐만 아니라 각 교회 부흥회 주제가로 많이 불렸다. 어느 날 서울 명성교회에 출석하던 하덕규 집사가 내게 악보를 부탁했다. “김삼환 목사님이 이 곡을 참 좋아하셔서 매주 예배 후 폐회 찬양으로 온 성도들과 함께 부른답니다.” 1988∼89년 이 노래가 삽시간에 전국 교회에 널리 퍼졌다.
처음엔 빠르지 않게 작곡됐지만 실제 교회에서는 아주 빠르게 불렸다. 교회 건축 붐 속에 ‘건축 주제가’ 부흥회 주제가로 펴져나갔다. 또 삶의 고통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찬양이 되었다. 믿음은 성경의 가르침에 순종하는 것이다. 온전한 십일조를 드리기 위해 애썼다. 여러 곳에서 무대 제안도 있고, 노래주점 열풍으로 내가 작곡한 노래의 저작권료가 조금씩 들어왔다.
교회를 다닌 지 1년6개월이 될 무렵 우리는 모든 빚을 청산했다. 기적 같은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축복은 말씀에 순종할 때 열매로 나타남을 깨닫게 되었다. 빚을 청산한 뒤 주택청약부금을 넣었다. 빚 때문에 집을 팔고 다시 처가에 살던 때였다. 경기도 성남 분당에 신도시가 들어설 무렵이다. 수많은 사람이 분당 시범단지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를 구경하고 청약을 신청했다.
우리도 신청했다. 경쟁률이 116대 1이었다. 그런데 우리 부부가 89년 그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됐다. “형님, 축하합니다. 나도 넣었는데 난 떨어졌어요.” 같은 교회 김민식 전도사가 부러워했다. 계약금은 처가에서 도와줬다. 석 달에 한 번씩 불입금을 내야 했다. 첫 불입금을 낼 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보, 어떡해요? 불입금 내야 하는데….”
나는 자신있게 말했다. “하나님이 예비하실 거야. 당첨되게 해주셨으니까 불입금도 나오게 하실 거요.” 아내는 “하나님은 하나님이고 현실은 현실인데요”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불입금 납입일을 사흘 앞둔 날이었다. 일본에서 편지 한 통이 왔다. 일본 가수 오카와 에이사쿠에게 준 곡의 저작권료였다.
6년 전 내가 작곡가 고봉산 선생님 소개로 그 가수에게 곡을 준 적이 있었다. 그후 까마득히 잊고 있던 노래였다. 그 금액은 첫 회 불입금을 낼 수 있는 금액이었다.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두세 번 낼 금액이었으면 좋았을 걸.”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하나님이 나머지도 주실 거야.” 결과적으론 이 한 곡의 저작권료만으로 아파트 불입금을 모두 냈다.
181㎡(55평)로 분양가가 1억원에 가까웠다. 다시 우리 집을 갖게 됐다. 주님이 주신 축복의 선물이었다. 얼마 후 딸이 서울 중구 예원학교에 진학했다. “교회 옆으로 이사 가자.” 신앙생활은 교회가 가까울수록 유익하다. 특히 새벽기도 다니기가 좋다. 늘 교회 가까이 이사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교회 근처 부암동의 한 빌라로 이사했다. 정리=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역경의 열매] 장욱조 (11) 찬양 ‘할 수 있다 하신 이는’ 교회 부흥회 주제가로 큰 인기
입력 2015-10-19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