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편향성 논란 해부] 교수들 ‘집필 거부’ 국립大로 확산

입력 2015-10-16 18:06

국정 역사 교과서 ‘거부’ 움직임이 국립대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전남대와 부산대 교수들이 ‘집필 거부’를 선언했고, 서울대에서도 불참 논의를 진행 중이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잇단 ‘거부·불참 선언’에 난색을 표하면서도 전방위적인 설득 작업으로 필진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남대 역사 관련 전공 교수 19명은 15일 “집필·제작 등 일련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엄숙히 천명한다”며 국정화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부산대 역사 전공 교수 20여명도 집필 거부 서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등은 “불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앞서 한국외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사학과 교수 29명은 “집필 참여를 거부할 뿐 아니라 관련한 어떤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여대 교수 62명도 “국정교과서는 역사교육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만행”이라는 성명을 냈다. 이화여대 교수 74명은 역사학 관련 교수 9명의 집필 거부 선언을 지지하고 나섰다.

집필 거부·불참 선언이 확산되고 있지만 국사편찬위는 꼭 필요한 필진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사편찬위 관계자는 “‘좋은 교과서’를 잘 만들겠다는 취지를 오해 없이 전달하면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균형 잡힌 필진을 구성하는 부분에선 고민이 깊다. 이 관계자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으로 집필하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 해외의 한국사학자들을 섭외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국사편찬위는 교육부 행정예고가 마무리되는 시점을 전후해 필진 모집 공고를 낼 방침이다.

한편 전국 시·도교육감은 이날 강원도 강릉 라카이 샌드파인에서 협의회를 열었지만 국정 교과서 반대 관련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박재성 협의회 사무국장은 “교육감들의 의견이 서로 다른 만큼 공식 안건으로 제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전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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