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한국경제] 1년 전 ‘반등’ 예상 빗나가 1.2%P ‘뚝’… 韓銀 전망으로 본 경제 부침

입력 2015-10-16 02:08 수정 2015-10-16 09:11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인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은 201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9%로 제시했다. 당시 중앙은행이 2014년 3.5%(실제는 3.3%)에서 올해 3.9%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우리 경제가 바닥을 치고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1년 뒤 성장 전망치는 1.2% 포인트나 뒷걸음질쳤다. 전망이 크게 벗어난 것은 내수 회복이 여전히 더딘 가운데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급락 추이를 예견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만큼 올해 우리나라의 대내외 경제 변수가 많았음을 보여준다.

1년 새 성장 전망에서 가장 크게 차이가 난 것은 수출 부문이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우리나라 수출(통관 기준)이 올 상반기 4.7%, 하반기 5.7% 증가해 전년 대비 5.2% 늘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면서 전년도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의 급격한 성장률 추락으로 이 같은 전망은 연초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한은은 올해 수출 전망치를 지난 1월 3.1%로 크게 낮춘 데 이어 4월에 -1.9%로 역성장을 예견했다. 7월에는 -4.3%, 10월 -6.4%로 수출 전망치는 급전직하했다.

고용 부문의 전망치 편차도 컸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올 취업자 수가 전체적으로 45만명가량 늘 것으로 봤다. 하지만 한은은 15일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약 33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수정했다. 무려 12만명의 차이를 보였다. 한은은 지난 1월과 4월 경제전망 발표에서는 올해 예상 취업자 수를 각 42만명으로 줄였다가 7월부터 33만명으로 대폭 내려잡았다.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소비 부진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인한 도소매업 침체 영향으로 기업의 고용 환경이 크게 악화된 때문으로 보인다.

민간소비도 지난해 10월에는 3.5%로 예견됐다가 올 7월과 10월 1.8%로 하향돼 1년 만에 사실상 전망치가 반토막났다. 다만 설비투자는 1년 전 5.9%에서 이날 5.7%로 전망돼 큰 차이가 없었고, 건설투자는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같은 기간 3.3%에서 4.6%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견됐다.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