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너간 3% 성장… 韓銀, 2.7%로 또다시 하향 ‘메르스 충격’ 예상보다 깊어

입력 2015-10-16 02:37

한국은행이 경기 부진을 반영,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 내년에는 3.2%로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에 전망했던 올해 2.8%, 내년 3.3% 성장률보다 0.1% 포인트씩 전망치를 낮췄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의 수정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의 전망치(3.1%)보다 0.4% 포인트나 낮았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정부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4분기에만 성장률이 2% 가까이 나와야 한다”며 정부가 고집했던 올해 3% 성장률은 사실상 물 건너갔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데 대해 “7월 전망 때는 2분기에 전기 대비 0.4% 성장했을 것으로 봤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영향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실적치가 0.3%로 더 떨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내년에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등이 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통위는 이날 연 1.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