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울산시와 ‘삼산(三山)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경남 양산시가 최근 가을 색으로 옷을 곱게 갈아입고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동남권 중심도시 양산은 가을단풍으로 아름다운 명산과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계곡들이 즐비하다. 영축산을 비롯해 억새물결이 장관을 연출하는 화엄벌, 사철 등산객으로 붐비는 천성산, 다양한 리조트와 휴양림, 사통팔달의 둘레길과 자전거길, 광활한 낙동강 수변공원 등 가볼 만한 곳이 지천이다.
◇은빛 억새 물결이 출렁이는 천성산=가지산도립공원 내에 있는 해발 922m인 천성산은 깊은 계곡과 폭포가 많고 경치가 빼어나 소금강산이라 불린다.
천성산에는 희귀한 꽃과 식물(끈끈이주걱), 곤충들의 생태가 잘 보존돼 있는 ‘생태계의 보고’ 화엄늪과 밀밭늪이 있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으로 붉게 물들고 가을이면 긴 억새가 온 산을 뒤덮는다. 정상은 한반도에서 동해의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해돋이 광경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정상에 오르면 단풍으로 물든 산과 양산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양산의 3대 명산 천태산=천성산, 영축산과 함께 양산의 3대 명산으로 꼽히는 천태산(631m)은 경치가 빼어나기로 유명하다. 남서쪽으로 낙동강, 북쪽으로 삼랑진 양수발전소, 동쪽으로는 배내골이 연계돼 있어 등산코스로 인기다. 특히 천태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낙조(落照)는 장관이다. 남쪽에 위치한 천태각(천태정사)에서 용연폭포에 이르는 30여리의 계곡은 맑고 깨끗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천태산의 또 다른 볼거리는 기암절벽이다. 산 정상은 넓은 바위가 평지처럼 놓여있어 하늘밑 구름 같은 느낌을 준다.
◇시시각각 변하는 오봉산 임경대=양산의 낙동강 정취를 한눈에 보려면 오봉산의 임경대(臨鏡臺)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양산8경 중 7경인 임경대는 통일신라시대 대문장가였던 최치원의 시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낙동강에 비친 산의 모습이 마치 거울 같다하여 붙여진 임경대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과 차태현이 이별했던 곳이다. 임경대의 풍경은 시시각각 변한다. 구름이 흘러 갈 때는 운해가 뒤덮여 바다처럼 떠다니고 황혼이 깃들 무렵이면 온 천지가 붉은 빛으로 물들여진다.
◇80여년 만에 개방된 법기수원지=양산시 동면 법기리에 위치한 법기수원지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 축조됐으며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다. 2011년 7월 15일 일부 구간이 개방돼 일반들에게 힐링의 장을 열어 주고 있다. 80여년 만에 사람들의 발길을 허락한 법기수원지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30m가 넘는 편백나무 1만여 그루와 히말라야시다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현재 개방된 곳은 수원지 전체 680만㎡ 중 댐과 수림지 2만㎡다. 숲길을 지나면 저수지로 올라가는 하늘계단과 만난다.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124개 계단을 오르다보면 독특한 모양의 반송과 고요하게 빛나는 저수지가 반긴다.
◇가족 단위 여행지 대운산 자연휴양림=양산8경 중 하나인 대운산에 있는 대운산자연휴양림은 울창한 수풀과 폭포가 장관이다. 삼림욕을 즐기기에 제격이어서 가족 단위 여행지로 유명하다. 부산과 울산 중간지점에 있어 접근성이 높은데다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숲속의집 15동, 산림문화휴양관 1동 등의 숙박시설과 카라반 5대, 야영데크 81곳이 설치돼 있다.
◇물 위를 달리는 황산강베랑자전거길=양산시 물금취수장에서 원동취수장에 이르는 2.2㎞ 구간의 자전거길이다. 낙동강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어 2012년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가 선정한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 가장 아름다운 길 20선에 뽑혔다. 낙동강에 구조물을 설치한 데크 형태로 조성해 자전거를 타고 가면 마치 물위를 지나는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길이었던 영남대로의 일부인 황산잔도를 따라 만들어 잔도의 흔적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좋은 코스다.
◇양산타워와 황산 문화체육공원=국내 세 번째 높이를 자랑하는 양산타워(160m)는 쓰레기 소각시설의 굴뚝을 활용한 전망타워다. 타워에 오르면 양산시가지는 물론이고 부산시 낙동강 하굿둑과 울산시 울주군까지 조망할 수 있다.
187만3000㎡ 규모의 황산 문화체육공원에는 축구장과 야구장 등의 체육시설과 자전거길, 산책로, 선착장 등이 조성돼 있다. 국민여가캠핑장과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강민호 야구장도 들어설 예정이다.
◇빛의 향연 ‘통도환타지아 드림나이트’=통도사 인근에 위치한 통도환타지에서는 지난달 19일부터 야간 환타지아 드림나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동화 속 마을인 ‘빛의 마을’과 신나는 놀이동산인 ‘별빛광장’, 아트 가든인 ‘빛의 정원’으로 구성된 이곳에서는 매일 신나는 러시아 공연단의 화려한 공연이 펼쳐진다. 마술공연장과 인도 테마관도 운영한다. 주중 밤10시30분, 주말은 밤11시까지 운영하며 월요일은 휴장한다.
양산=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가을옷 입은 양산’ 관광객 입은 탄성… 경남 양산시, 아름다운 명산·천혜의 비경 즐비
입력 2015-10-16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