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현지시간) 메릴랜드주 그린벨트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Goddard Space Flight Center·GSFC) 방문을 기점으로 ‘뉴 프런티어’(New Frontier·새로운 분야) 행보를 시작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세 차례 열렸던 한·미 정상회담이 전통적인 군사·안보 현안 및 경제협력에 맞춰졌다면 이번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비행센터 방문을 비롯해 첨단산업 분야 협력의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오후 3시쯤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 중인 미국 우주인의 환영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우주정거장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은 미국인 2명, 러시아인 3명, 일본인 1명이다. 미국 정부가 우주 분야 협력에 관심이 많은 박 대통령을 환영하는 차원에서 메시지를 준비했다. 박 대통령은 센터에서 한·미 양국 간 우주협력 확대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나사의 위성로봇 시연도 참관했다.
이 자리에는 크리스토퍼 스콜리즈 우주비행센터장, 조지 모로 부센터장, 알 콘데스 나사 협력국장, 프랭크 세폴리나 위성로봇연구단장 등 고다드 센터 관계자들과 백악관 및 나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외교안보 행보 외에도 ‘뉴 프런티어’ 개척에도 방점을 둔 것이다. 한·미 양국이 진정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서 첨단 이슈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의미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방미는 뉴 프런티어에서의 협력 확대를 모색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보다 심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공식 일정 첫날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방문 일정을 잡았다. 그동안 외국 정상이 이곳을 방문한 경우는 드물었다. 박 대통령의 우주산업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증거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방미를 추진할 때도 정상회담 일정 외에 휴스턴 나사 본부 방문을 계획했었다. 당시 방미가 연기되면서 휴스턴 일정이 취소된 대신 이번에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방문 일정이 잡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과학기술자문회의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주재하면서 드론, 무인자동차 등 무인 이동체 산업 발전 방안 관련 보고를 받기도 했다. 서강대 전자공학과 출신답게 박 대통령은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특히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선 우리나라의 과학기술도 우주 분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게 박 대통령의 구상이라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주센터 방문에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5년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 위치한 나사의 우주선 발사 시설이자 통제센터인 ‘케네디 우주센터’를 찾은 적이 있다. 당시 이 센터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아틀라스 장거리 로켓 발사 시험을 했고, 박 전 대통령은 이를 관심 있게 지켜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다르지만 부녀가 현직 대통령으로서 50년 시차를 두고 미국과 우주개발 협력에 나서는 공통점이 있다.
워싱턴=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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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5 04:38 수정 2015-10-15 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