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세계 평화와 한반도 안정, 희망 나눔을 위한 기도대성회’에서 란지트 아브라함(인도 신인도하나님의교회) 목사, 해롤드 까바렐로스(과테말라 엘샤다이교회) 목사, 유키오 후나츠(일본 가나자와그리스도교회) 목사는 각각 ‘네라고 대답할 준비가 됐습니까’ ‘성령의 사람’ ‘주여, 조국을 용서하소서. 대한민국이여, 일본을 용서하소서’를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다. 이들의 설교 내용을 요약·정리해본다.
◇아브라함 목사 “네라고 대답할 준비가 됐습니까”=요한복음 5장 1∼10절은 예수가 38년간 누워있던 병자를 고쳐주는 이야기다. 예수는 병자에게 묻는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만약 예수가 지금 우리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뭐라고 답하겠는가. 질문을 조금 바꿔 “네 삶에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느냐”고 물으신다면 우리는 기꺼이 “예”라고 대답해야 한다.
본문에 나오는 베데스다는 특별한 연못이다. 천사가 내려와 물을 움직인 후 가장 먼저 연못에 들어가는 사람은 어떤 병자든 치료를 받는 희망과 기쁨의 장소다. 그러나 3절에서 묘사하는 병자들은 맹인, 다리 저는 사람, 혈기 마른 사람이다.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연못에 첫 번째로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이다. 기적을 바라고 찾아온 많은 병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들어간 한 명만 병이 낫는 상황에서 나중에 들어간 사람들, 미처 연못까지 이르지 못한 사람들은 오히려 절망하고 낙담할 게 뻔하다. 그런 점에서 베데스다 연못은 모세의 율법과 구약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당신은 열심히 노력하지만 늘 불충분하므로 언젠가는 이뤄지리라 믿으면서 끊임없이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하지만 희망도 없이 38년을 누워서 지낸 병자 앞에 나타난 예수는 은혜를 보여주신다. 7절에서 병자는 예수의 질문에 “예”라고 대답하는 대신 병이 낫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구구절절 늘어놓는다. 우리 모습과 참 비슷하다. 병에 걸렸든, 심지어 사업·일자리·가정 문제에까지 우리는 예수가 우리를 돕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은가. 예수는 우리에게 문제 해결의 어려움과 복잡함에 대해 묻는 게 아니다. 예수의 기적이 행해지기를 바라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주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는 대목이 바로 밑에 나온다. 병자가 “예”라고 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는 연민을 느끼며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8절)고 하신다. 그의 병은 곧 나았다. 이것이 바로 율법과 은혜의 차이다. 율법이 우리에게 더 열심히 일할 것을 요구할 때 은혜는 우리가 손 내밀면 닿을 곳에서 기다리다 우리를 고쳐준다. 지금 기적을 원하느냐는 예수의 물음에 “예”라고 대답할 준비가 돼 있는가. 기적이 불가능한 이유를 늘어놓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까바렐로스 목사 ‘성령의 사람’=성경은 성령의 사람들이 주목해야 할 몇 가지 순간을 소개한다. 먼저 창세기 1장 1∼2절에 보면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고 나와 있다. 땅이 공허하고 흑암이 깊은 가운데 오직 하나님의 성령은 수면에 운행하고 있었다. 여기서 하나님의 영은 성부와 성자 성령이 하나로 있는 삼위일체 하나님이다.
마태복음 3장 16∼17절은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고 말씀하신다. 또 한번 삼위일체 하나님을 목격할 수 있다.
요한복음 14장 16절에서 예수는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라고 말씀하셨다.
천지창조와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 사역의 시작과 끝에는 모두 성부와 성자 성령이 함께 하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목격하게 된다.
이 땅에 남아 예수의 사역을 이어 갈 우리는 이 말씀에 주목해야 한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오순절 성령강림 후 베드로는 십자가에서 죽으신 후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메시아이시며 또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에게 성령을 보내주셨고 성령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과 소통하게 하신다. 그로 인해 우리는 기름 부음을 받았으며 능력을 얻을 수 있다. 성령은 우리로 새로운 말을 하게 하시고 비전을 제시하며 꿈꾸고 예언하게 하신다. 하나님은 당신의 능력을 구하는 이들에게 기적을 베푸실 것이다.
◇유키오 목사 “주여, 조국을 용서하소서. 대한민국이여, 일본을 용서하소서”=일본인의 한 사람이자 일본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 이 자리에 섰다. 먼저 1910년부터 36년 동안 일본이 대한민국 영토와 국민의 자유를 빼앗고 억압했던 것에 대해 진심으로 깊은 사과를 전한다.
나는 20년 전에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3년 전에는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과 경기도 화성 제암교회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일본인들이 저지른 만행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용서를 구한다. 아울러 1993년 당시 일본 내각 관방장관이었던 고노 요헤이가 발표한 일본군위안부 조사 결과에 대한 담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고노 담화에는 ‘일본군의 위안부 자행 인정’ ‘강제 동원된 위안부 여성들에 대한 사죄’ ‘가슴 아픈 역사를 교훈삼아 재발을 방지할 것’ 등이 담겨 있다. 나는 이것이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일본인의 마음이라고 믿는다.
올해 5월 일본 아사히신문이 발표한 일본인 의식조사에서도 ‘일본 국민의 74%가 무라야마 담화와 고이즈미 담화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잘 아는 것처럼 두 담화에는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등의 표현이 담겨 있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강하고 담대하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나를 포함한 일본인들이 과거에 지은 죄를 담대히 회개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죄를 용서받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길이다.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요청하고 싶다. 아시아의 평화와 복음화를 위해 한국과 일본이 하나 되어 협력해 나가자.
정리=김나래 이사야 최기영 기자 narae@kmib.co.kr
[2015 상암 기도대성회] 세계 교회 지도자 3인 설교 요약
입력 2015-10-16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