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시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국빈 방한 중인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독일 경제사절단 50여명을 이끌고 공장에 들어섰다. 가우크 대통령이 이번 방한 중 국내 기업 공장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를 위해 LG그룹은 파주공장에 주력인 디스플레이, 친환경 에너지, 자동차 부품 분야의 제품을 전시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직접 독일 대통령 일행을 맞았다. 구 회장은 가우크 대통령에게 LG의 대형 곡면 올레드 TV, 투명 디스플레이, 고효율 태양광 모듈, 전기차용 모터 등 첨단·친환경 제품과 기술을 안내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이 분야에서 LG가 기술 이노베이터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깊게 받았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협력 관계를 더욱 확대해 독일의 친환경 에너지 및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LG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구 회장은 가우크 대통령과 오찬도 함께했다.
가우크 대통령이 한국에서 특별히 LG 공장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LG와 독일의 긴밀한 사업적 협력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독일 지멘스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50㎿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도 LG전자와 LG화학이 독일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뿐 아니다. 초창기 LG는 독일에서 차관 도움을 받은 각별한 인연도 있다. 구 회장은 가우크 대통령에게 “한국전쟁 이후 경제 개발을 위한 자본이 부족했던 1960년대에 믿음과 신용만으로 독일에서 차관을 제공해 창업 초기인 LG전자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1962년 금성사(현 LG전자)는 적산전력계(전기 사용량 계산기기)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해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보증이나 담보 없이 독일 후어마이스터사로부터 500만 마르크(약 125만 달러)의 차관을 도입한 것을 비롯해 60년대 독일에서 3390만 마르크(약 850만 달러)의 차관을 조달한 바 있다.
이런 인연으로 하인리히 뤼브케 독일(서독) 대통령은 67년 한국 방문 당시 금성사 부산 공장을 별도로 방문하기도 했다. 또 75년 구자경(구본무 회장의 부친) 당시 회장은 한독경제협력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선임돼 활발한 활동을 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국빈 訪韓 독일 대통령 LG 공장 찾은 까닭은…
입력 2015-10-15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