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내년 1학기부터 저소득층 학생에게 매달 30만∼40만원의 ‘생활비’를 지급한다. 이를 위해 국내 대학 최초로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국민일보 10월 13일자 1·8면 참조) 최저임금 수준이던 교내 근로장학금을 2배 가까이 올리기로 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14일 서울 고려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장학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고려대는 매년 27억원가량 배정됐던 성적장학금을 내년부터 없애기로 했다. 대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기존 국가장학금과 교내장학금으로 등록금을 지원하던 기초생활수급 가정의 학생에게 월 30만원 생활비를 추가 지급한다. 또 차상위계층 학생에겐 근로장학금 제도를 통해 하루 2시간, 1주일에 10시간 일하면 월 40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시간당 5800원인 근로장학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소득분위가 높은 3·4·5분위 학생들도 단과대별로 새롭게 신설되는 장학위원회에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근로장학금 혜택을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장학금’도 신설된다. 라틴아메리카 등으로 교환학생을 갈 경우 수업료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고려대는 내년 학생자치활동 장학금과 근로장학금 등이 포함되는 ‘자유장학금’에 35억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는 필요기반 ‘정의장학금’에 200억원, 프로그램 기반 장학금인 ‘진리장학금’에 100억원을 배정키로 했다.
다만 우수학생을 유인하기 위해 입학성적 우수자에게 주는 장학금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 학업 의지 확인 차원에서 최소한의 성적 기준은 둘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고려대, 저소득층 학생에 생활비 지급… 장학제도 개편안 발표
입력 2015-10-15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