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家)의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4일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광윤사의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하고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지난주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을 상대로 한·일 양국에서 경영권 소송전에 나선 데 이은 본격적인 반격의 신호탄이다. 지난 8월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승리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경영권 분쟁이 2개월 만에 재점화된 것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볼썽사나운 싸움이다.
이번 혈투는 롯데그룹을 차지하기 위한 지분 싸움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핵심은 한·일 롯데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를 장악하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를 위해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지분 28.1% 보유)의 지배력부터 확실하게 다졌다. 부친의 광윤사 지분 1주를 매각 받아 자신의 광윤사 지분을 ‘50%+1주’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은 개인이 갖고 있는 롯데홀딩스 지분 1.62%를 포함해 29.72%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제 남은 건 롯데홀딩스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27.8%)를 누가 공략하느냐다. 신 회장 측은 종업원지주회가 자신의 편이며 여타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절반을 넘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종업원지주회의 입장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그에 따라 롯데그룹 경영권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게다가 재연된 분쟁은 신 회장이 약속한 롯데의 지배구조 개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소송전의 영향으로 호텔롯데 상장이 지연될 수 있고,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 해소 작업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그럼에도 형제 간 싸움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하니 참으로 한심스럽다. 탐욕에 사로잡힌 골육상쟁은 국민들이 키워준 기업을 망칠 뿐이라는 사실을 두 형제만 모르는 듯하다.
[사설] 롯데家 형제의 난 재점화, 지배구조개선 물 건너가나
입력 2015-10-15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