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산불 진화의 기술, 80개국과 공유한다

입력 2015-10-15 02:09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14일 열린 산불진화 합동 시범훈련에서 산불진화헬기가 편대비행을 하며 물을 투하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산림청과 강원도는 제6차 세계산불총회 3일째인 14일 오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스키 슬로프에서 산불진화 합동시범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신원섭 산림청장을 비롯해 맹성규 강원도 부지사, 요한 골다마 국제산불모니터링센터 의장, 톰 하버 미국 산림청 산불항공관리과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총회에 참가한 캐나다 뉴질랜드 스페인 등 80개국 관계자 3000여명도 훈련을 지켜봤다.

이번 합동 훈련은 국내 산불진화 기술과 관계기관 간 협조, 통합지휘체계 등을 세계 참가국에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악의 ‘재난성 대형 산불’ 상황을 가정해 열린 이날 훈련에는 산림청, 국민안전처, 국방부, 경찰청에서 보유하고 있는 헬기 13대와 민간 항공기 2대 등 총 15대가 투입됐다. 지상에는 산불전문 예방 진화대, 군부대, 경찰 등 전문 진화 인력 300명이 투입돼 일사불란한 진화훈련이 이뤄졌다. 또 산불진화헬기 출동이 불가능한 지역에서 고압펌프 등을 이용해 산불 진화를 전담하는 기계화산불진화대가 동원되는 등 지상과 공중을 넘나드는 입체적인 산불진화 훈련이 펼쳐졌다.

총회에 참석한 남아프리카공화국 관계자는 “산불 진화와 지휘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한국의 기술이 다른 나라와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대형 재난 상황에서는 국가헬기 통합지휘체계가 중요하다”면서 “한국의 산불진화 방법을 전 세계 산불 관계자에게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제6차 세계산불총회는 지난 12일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개막했다. 산림청과 강원도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80개국 정부대표와 국제기구, 민간업체, 학술단체 관계자 등 3000여명이 참가했다. 15일 산불 분야의 석학과 정부 관계자가 기조연설자로 참여하는 전체회의, 산불 주제에 따라 선정된 139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병행회의 등을 진행한 후 16일 폐막한다.

세계산불총회는 산불의 효과적 관리와 국제적 협력 대응 논의를 통해 산불을 다루는 전문 지식과 경험을 수집, 공유, 전파하는 데 목적이 있다. 1989년 미국에서 처음 개최됐고 2003년 3차 총회 이후 4년마다 열리고 있다.

평창=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