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형통을 가장하고 찾아온 우연

입력 2015-10-15 00:44

요나가 살던 당시는 바다 여행을 하기 매우 어려운 때였습니다. 해풍에 맞춰 배가 비정기적으로 운항되었기 때문에 언제 배가 출항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나가 욥바 항구에 내려갔을 때 마침 배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그가 가려고 했던 다시스로 가는 배였습니다. 이런 우연이 어디 있을까요. 그는 이 놀라운 준비를 하나님의 섭리로 이해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도망치는 자신을 도와주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마침’이란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타이밍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우린 종종 하나님의 섭리와 우연을 놓고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모세가 지팡이를 손에 들고 손을 높이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뒤로 물러섰습니다. 르비딤의 전투는 우연이었을까요. 아얄론 골짜기에 하루 종일 머물렀던 태양은 우연이었을까요. 하나님이 멈춰서게 한 것은 아닐까요. 성경의 수많은 사건을 보면서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본문에 보면 요나는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침 형통한 환경을 만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본인이 바라던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형통을 가장한 우연에 잘 속습니다. 교회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음에도 의도적으로 주일성수를 하지 않고, 자기 편한 대로 신앙생활을 하고 십일조도 형식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는 일마다 잘 풀립니다. 기도 없이도 문이 잘 열리고 상황이 유리하게 전개됩니다. 모든 것이 형통한 듯 느껴집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착각하고 불순종을 밥 먹듯 하게 됩니다. 이 형통을 가장하고 찾아온 우연 때문에 하나님과 점점 더 멀어져가는 것입니다.

열린 문이라고 무조건 들어가선 안 됩니다. 사람들은 파란색 신호등을 바라보면서 달리는 것을 형통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때론 빨간색 신호등에 대기하고 서 있는 자동차보다 파란색 신호를 보며 달리는 자동차가 더 위험할 가능성이 있음도 알아야 합니다.

요나가 욥바 항구로 내려갔는데 배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요. 몇 달 동안 뱃길이 끊겼거나 태풍이 불어 도무지 바다로 나갈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면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고 돌이켰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준비된 배가 있었던 것이 오히려 그에게는 불행이었습니다. 여러분 중에 지금 겪는 어려움으로 답답하고 괴로운 분들이 계십니까. 그렇다면 더 안전한 길로 인도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임을 알고 기다리십시오. 하나님의 뜻을 바라보십시오.

명백히 하나님의 지시를 어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문이 활짝 열린 듯하다면 부디 착각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주님을 멀리하고 기도를 쉬고 있는데도 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면 지금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타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길이 열린 것이 아니고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는 것입니다. 형통을 가장하고 찾아온 우연을 조심하십시오.

김진하 목사(서울 예수사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