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잘하는 병원-고대안암병원 김진 교수] ‘대장암’ 다양한 치료법… 환자 선택폭 넓혀

입력 2015-10-19 02:43
김진 교수는 암을 제거하는 원칙은 신경과 혈관 등 암 주변 구조물들을 건들이지 않고 깔끔하게, 예쁘게 암 조직만을 떼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암으로 고통 받는 한국인이 해마다 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대장암은 한국인을 위협하는 암 순위 중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자료를 보더라도 대장암은 한국 남성을 괴롭히는 두 번째 암으로 꼽힌다.

대장암 환자가 많아지는 만큼 그 치료방식도 발전하고 새로워지고 있다. 기본이 되는 개복수술부터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이 그것이다. 특히 대장암 중 직장암에서 로봇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로봇을 이용해 직장암을 완벽히 제거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진 교수를 지난 8일 만났다.

김 교수는 복강경과 로봇을 이용해 직장암과 결장암을 제거한다. 그는 대장암을 치료하는 각각의 방식에 대해 간략하면서도 명료하게 설명했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복강경 수술의 경우 경제적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며 로봇은 복강경 단점을 보완하고 정교하고 미세한 절제가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개복 수술은 주변 장기와의 유착정도가 심한 재발 암환자에게 좋은 수술법이라고 덧붙였다.

직장암 환자에게 로봇을 적용했을 때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것은 암의 특성 때문이다. 직장암은 일반적인 대장암과 달리 골반강이라는 협소한 공간에 자리하고 있어 암 덩어리까지 접근하는데 기술적 어려움이 따른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시켜 주는 것이 로봇이다. 김 교수는 “로봇은 3차원 확대 영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해부학적 구조를 개복만큼 정확히 확인할 수가 있다”며 “좁은 공간에서 로봇 관절을 다양한 각도로 움직이며 안정적으로 수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장암과 직장암에 대한 치료는 최소 침습 수술이란 방식으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암을 제거하는 원칙은 신경과 혈관 등 암 주변 구조물들을 건드리지 않고 깔끔하게, 예쁘게 암 조직만을 떼어내는 것”이라며 “좁은 공간에서 정밀한 절개를 요구하는 직장암의 경우 로봇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문제는 역시 치료비다. 일부 영역에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복강경과 달리 로봇은 환자의 치료비 부담이 큰 수술법이다. 김 교수는 “합병증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존율 비교에서는 복강경과 아직까지 큰 차이를 보이는 데이터는 없다”며 “환자에게 다양한 수술법을 설명하고 환자의 상태와 상황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의료진의 적극적인 설명이 고맙다. 김 교수는 “각 수술법의 장점의 차이는 있지만 암을 제거하는 원칙은 똑같다”며 “모든 설명을 들은 환자가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교수는 조기 단계에서 발견율이 높은 위암과 달리 대장암은 여전히 중증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검진이 활발한 위암과 달리 대장암은 대장내시경에 대해 환자가 갖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대장암의 무서운 증가세를 강조하며 50세 이상은 대장내시경을 3년에서 5년 사이 꼭 해볼 것을 권장했다. 또 대장암의 원인으로 꼽히는 육류를 고집하는 식단보다 육류와 생선, 야채 등 다양한 식품군으로 이뤄진 식단을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