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약제 부작용 ‘괴담’ 수준 과장… 의료진 믿고 처방을

입력 2015-10-19 02:19 수정 2015-10-19 13:16

골다공증이 무서운 것은 단연 골절 위험 때문이다. 뼈가 약한 상태를 말하는 골다공증은 가볍게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정도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골다공증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까닭은 일단 가벼운 외상으로 골절이 발생하면 그로인한 사망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골절부위가 회복되더라도 심각한 합병증을 경험하게 된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골다공증성 골절로 흔하게 발생하는 대퇴골 골절의 경우 골절 발생 후 10명 중 1명이 1년 내 사망하는 확률을 보였다. 또한 회복되더라도 10명 중 4명 이상은 혼자 걷지 못하거나 일상 생활에 있어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연구결과만 보더라도 골다공증 예방과 관리는 노년 생활에 중요한 한 부분이다.

그러나 골다공증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들이 골다공증의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가장 잘못된 오해는 골다공증이 여성만의 질환이며, 이를 치료하는 약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골다공증 유병이 남성보다 여성이 두 배 이상 많다보니 남성의 경우 질환 자체에 대한 인식과 적극적인 진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70세 송모씨는 한밤중 잠에서 깨 화장실을 가려다 넘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가볍게 넘어졌지만 송씨는 심한 대퇴골 골절을 입었다. 송씨는 골다공증을 모르고 지내가다 골절이 발생한 후 자신의 심한 골다공증을 확인한 사례다. 이처럼 여성보다 남성에서 골절 후 골다공증을 뒤늦게 인지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가들은 골다공증 예방이 우선돼야한다고 말한다.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사진)는 “골다공증은 약물치료를 받으면 골절 위험을 50∼70%까지 줄일 수 있다.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약물 부작용을 우려해 치료를 임의로 중단한다면 골절 위험성이 높아져 자칫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전문의의 올바른 진단과 판단을 통해 치료 이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적절한 약물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체 골다공증 환자 중 여성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남성의 경우 진단 이력 자체가 많지 않아 파악되지 않은 숨은 환자들이 많다는 분석도 있다. 함께 주목할 점은 해마다 골다공증 유병률이 여성보다 남성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고령으로 접어든 남성 역시 자신의 골밀도를 확인하고 골다공증 예방과 진단에서 나서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한편 골밀도 측정결과 골다공증에 해당하거나 골절 위험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한다. 최근에는 편리하고 효과 좋은 약제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약제의 부작용을 우려한 이야기들이 부각되면서 정작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거나 치료 시작조차 안하는 경우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김범준 교수는 골다공증성 골절의 위험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최근 일부환자들이 골다공증 약을 먹으면 턱뼈괴사가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과장되어 보도된 부작용을 지나치게 우려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가능성은 10만 명당 1∼10명으로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부작용을 우려해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사망률이 높은 대퇴골절을 방치하는 것과 다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한 “현재 처방되고 있는 골다공증 치료제는 많은 연구와 임상을 통해 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 받은 약물”이라며 “각 약제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의료진의 진단과 처방을 믿고 치료에 전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