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초기부터 공격적 치료땐 사계절 안심

입력 2015-10-19 02:30
이승용 원장은 “초기부터 약물치료, 모발이식수술 등 적극적으로 의학적 치료를 받는다면 사계절 내내 탈모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은 탈모의 계절이라 불릴 만큼 사계절 중 탈모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기이다. 사방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보거나 머리카락들이 두드러지게 가늘어져 유독 정수리가 훤히 드러나 마음 졸이게 된다면 일시적인 가을철 탈모 증상인지, 이미 예견된 탈모의 전초 증상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가을 되면 탈모 환자가 증가할까=모발은 사람의 생애 주기처럼 자라고 빠지는 생장 주기를 가지고 있다. 모발의 생장주기는 머리카락이 활발히 자라는 생장기, 성장을 멈추고 탈모를 유발하는 휴지기, 생장기에서 휴지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모발을 얇게 만드는 퇴행기의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 모발은 가을이 되면 휴지기에 접어들면서 일시적으로 빠지는 머리카락의 양이 증가한다.

대한모발학회의 연구 결과에서 빠지는 모발의 수는 9월경에 연중 최고로 3월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강한 생장기 모발은 3월에 최고였다가 여름 이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9월에는 성장이 멈추고 탈락 직전 시기(퇴행기)의 모발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과 높은 온도가 모발의 생장과 탈모에 어느 정도 작용하며, 모발의 성장에 밀접히 관여하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일시적으로 증가해 탈모에 영향을 미치는 것 때문으로 추측된다.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남성형 탈모 의심, 진단·치료 필수=계절 변화에 따른 탈모는 대부분 시기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므로 가을철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은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유전, 스트레스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해 탈모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의학적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가을철에는 남성형 탈모를 단순히 계절적 요인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탈모 증상과 혼동해 방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유독 두피 앞부분과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뒷부분 모발에 비해 가늘어진 것 같다면 병원을 방문해 본인의 증상과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건피부과 이승용 원장은 “가을철에 나타나는 탈모를 계절, 환경적인 이유로 발생하는 증상인지, 유전적 요인에 의한 탈모 질환인지 환자 스스로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도 매일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모발이 가늘어지고 힘이 약해지는 느낌이 계속된다면 남성형 탈모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성형 탈모, 초기부터 약물치료-수술치료 받으면 극복=의학적으로 검증된 남성형 탈모증의 치료 방법에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요법이 있다. 최근 증가 추세인 젊은 남성 탈모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초기 증상인데, 이 때에는 전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경구용 치료제, 두피에 직접 바르는 치료제 등을 통한 약물 치료만으로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구용 약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탈모를 유발하는 물질인 DHT로 변환되는 것을 차단해 탈모의 진행을 억제하며, 바르는 약제는 두피의 혈액 순환을 도와 탈모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단, 약물치료 효과는 치료를 시작한 지 1년 경과시점에서 치료효과가 극대화되어, 이 때에 눈에 띄는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꾸준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탈모의 진행 정도가 심해 약물치료만으로 한계가 있을 경우에는 모발이식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모발이식술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 후두부 모발을 탈모 부위로 옮겨 심는 수술로 한 번 심은 모발에서는 더 이상 탈모가 일어나지 않고 영구적으로 유지된다. 하지만 탈모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이식한 모발 외에 기존 모발에서의 탈모 진행을 막고, 모발이식 수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약물치료를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