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암과 영양] 이홍기 건국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무조건 기름진 음식 기피는 곤란”

입력 2015-10-19 02:35
이홍기 교수는 올바른 영양관리가 암치료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회복에는 채식과 육식의 균형 있는 영양섭취가 중요한데 항암치료 중 육식, 특히 기름진 음식을 피하라는 것은 과학적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건국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이홍기 교수는 환자가 올바른 식습관을 갖는 것이 암 치료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건강회복에 충분한 열량섭취 뿐만 아니라 균형 있는 영양섭취와 일정한 간격의 시간에 맞추어 식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세포의 재생을 도와주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단백질이기 때문에 고단백질 섭취가 필수이다. 균형 있는 영양섭취는 평소 즐겨먹는 음식을 고루 먹음으로써 가능한 것이지 특별한 음식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먹어야 되는 것은 아니며, 과도한 영양분 섭취도 삼가야 한다”라며 “채식과 육식은 각각 포함하고 있는 영양소가 있기 때문에 채식과 육식을 균형 있게 먹는 것이 필요하다. 간혹 암환자가 항암치료 중에는 육식, 특히 기름진 음식을 피하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있는데 이는 과학적 이치에 맞지 않다. 오히려 항암치료 후에는 세포의 빠른 재생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단백 음식섭취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암환자는 암 자체로 인해 위장관 등에서 영양분 섭취가 낮을 뿐만 아니라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인한 오심 구토 식욕부진으로 인해 음식섭취가 어려울 수 있고, 특히 질환의 특성상 고열량의 영양섭취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암과 항암제로 인해 영양분 섭취가 매우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암환자에게 영양결핍이 생기면 우선 항암제 투여 후 환자의 건강회복, 즉 골수를 포함한 다양한 장기기능의 회복이 늦어지게 돼 이후 항암제를 예정대로 투여할 수 없어 최상의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 또 체력이 떨어지면 면역기능이 감소해 감염증에 걸리기도 쉽다”라며 “암전문의가 수시로 전문영양사와 상담하면서 실시간으로 환자의 영양상태를 점검하고, 이에 따른 맞춤형 영양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최근 정부의 암환자 교육지원이 환자들의 효과적인 치료를 돕고, 의료비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렇다면 암 진행별로 영양관리는 어떻게 다를까. 그는 “우리 몸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열량과 영양소의 비율이 달라질 수 있는데 암 치료에 들어간 경우에 영양불균형이 생길 수 있어 영양공급에 신경 써야 한다. 반면 지지요법만 하는 일부 말기 암환자의 경우 과다한 영양을 주면 오히려 정상세포보다 자라는 속도가 빠른 암세포가 영양을 흡수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라며 환자의 상태를 고려한 영양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식욕부진을 겪는 환자에게는 식욕촉진제(megestrol)를 종종 권고하고도 한다고 밝혔는데 “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의약품으로 분류된 식욕촉진제를 복용해 잃었던 식욕을 되찾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최상의 암 치료를 위해서는 최적의 암 치료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적절한 영양분섭취와 충분한 휴식, 적정한 활동이다. 또 과도하고 편중된 영양섭취는 오히려 몸에 해롭기 때문에 주변에서 근거 없이 떠도는 영양섭취와 관련된 소문에 솔깃하지 말고, 치료받고 있는 병원의 전문영양사와 상담을 통해 개인 맞춤형 식단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