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70년을 넘어 평화통일을 향해] “한국교회, 이념 초월 선지자적 사명으로 북한 품어야”

입력 2015-10-15 00:02

“한국교회는 이념과 정치를 초월해 남북한 정부에 평화를 요구해야 합니다. 침묵 대신 선지자적 사명을 선포해야 합니다. 교회만은 북한을 품을 수 있어야 합니다.”

독일 베를린선교교회 한은선(62·사진) 목사는 지난달 1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동독교회는 분단 시절, 동독 정부에 저항하면서 복음을 담대히 전했고 민주주의를 지향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 목사는 1985년부터 베를린에서 한인 목회를 시작해 올해로 30년째를 맞았다. 동독교회와도 친분을 쌓아 80년대 초반부터 3개 교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매월 목회자 사례비를 후원했다. 서베를린 장벽 인근 독일교회당을 빌려 예배를 드렸던 그는 독일 통일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

“니콜라이교회에서 시작된 평화 시위가 확산됐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통일로 연결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저녁 8시 뉴스에 여행자유화를 실시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사람들이 장벽으로 몰려들었고 밤 10시가 넘으면서 장벽을 부수기 시작했어요. 완전히 축제 마당으로 변했지요.”

90년 10월 3일 독일은 공식적으로 재통일을 이뤘다. 그로부터 25년. 한 목사는 “독일은 여전히 통일 중”이라고 했다. 정치적 통일은 이뤘지만 사회적 통합은 진행 중이라는 말이다. 한 목사는 구동독, 구서독 출신 주민들의 반목과 질시의 골이 깊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독일교회에서 나타났다. 분열을 감싸고 치유할 교회가 힘을 잃어버렸다. 한 목사는 “통일 이전엔 교회에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성도들이 빠져나가 소수 노인들의 교회로 전락했다”며 “한국교회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 직후 동독 지역을 여행할 때 들었던 일화를 소개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 교회의 목사님이 ‘미스터 킴’을 아냐고 묻더군요. 알고 보니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그 교회에서는 70년대부터 김 전 대통령을 위해 기도했다고 합니다. 저는 그 말에 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기도는 통일 비전을 성취하기 위한 최우선 조건입니다.”

베를린=글·사진 신상목 기자

‘분단 70년을 넘어 평화통일을 향해’ 프로젝트는 국민일보·한민족평화나눔재단 공동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