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영업점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오후 4시면 문 닫는 은행이 어디 있느냐”며 금융권을 비판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금융지주 회장 중 처음으로 호응했다.
김 회장은 이날 ‘하나멤버스’(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 쓸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 출시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총리 발언은 변형시간근로제를 확대 도입하자는 얘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변형근로시간제 확대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지금도 일부 특정 지점에서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며 “고객이 편하다면 금융권도 바뀔 수 있다. 직원들과 상의해 공단과 상가 등 일부 필요 지역으로 확대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은 이미 영업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해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특수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 지점의 평일 근무시간이 오전 9시∼오후 4시이지만 특수점포는 오후 6시까지 근무한다. 하나금융은 외국인들이 많은 경기도 안산 원곡동출장소와 서울 구로동지점 등 17곳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안산 원곡동과 공항출장소 등 69개 특수점포에서, 우리은행은 공항출장소 등 36개 점포에서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항의 경우 비행시간을 감안해 오전 6시부터 오후 9∼11시까지 직원들이 3교대를 한다. KB국민은행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지점 등 고객과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위주로 오후 7시까지 애프터뱅크를 운영하고, 외국인이 많은 지역에선 주말에도 외화송금센터를 열고 있다.
농협은행은 전국 시·군·구 지자체 출장소 219곳에서 공무원들의 근무시간을 감안해 오후 6시까지 업무를 본다. 경마공원출장소(마사회 서울경마장지점 포함해 3곳)는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기업은행은 평일뿐 아니라 주말에도 근무하는 외환송금센터(서울 이태원·경기도 안산)와 환전센터(서울역)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은행 영업시간 탄력 운영 검토”
입력 2015-10-14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