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13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연석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야권 재편의 주도권 싸움을 벌이던 3자가 국정 교과서 문제를 계기로 ‘원 포인트’ 연대에 나선 셈이다. 야권 통합의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표는 연쇄회동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천정배 의원과 이른 시일 안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연석회의를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개최 시기 등에 관해서는 실무진 간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오전 심 대표를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천 의원과 만나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앞서 심 대표는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교과서 국정화에 맞서 ‘야권 지도자회의’를 제안했고, 천 의원도 지난 11일 ‘비상대책회의’를 제안한 바 있다. 연석회의는 향후 시민단체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이 정국 현안을 놓고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2013년 11월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연석회의를 꾸린 이후 처음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날도 국정화 저지를 위해 장외 여론전을 이어갔다. 지도부는 서울 여의도에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문 대표는 “우리 경제와 민생이 너무 어려운데, 박근혜정부는 경제와 민생을 내팽개치고 이념전쟁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서명운동은 어버이연합 등 우익단체 회원들이 욕설을 하며 방해해 예상보다 일찍 종료됐다.
앞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청와대 앞에 집결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한문도 전달했다. 원내 차원에서는 국사편찬위원회에 대한 예산심의 강화 등을 통해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사편찬위원회 조직 예산을 원점에서 재설정하겠다. 국정화 관련 예산은 협조하지 않겠다”며 “국사편찬위원회가 예정하고 있는 교과서 집필과 검정위원에 대한 검증을 가히 청문회 수준으로 준비하고 철저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야권 ‘국정화 저지’ 연대… 새정치·정의당·천정배 의원 연석회의 합의
입력 2015-10-14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