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2년째를 맞은 미국 도색잡지의 대명사 ‘플레이보이’가 여성의 나체 사진을 싣지 않기로 했다. 스콧 플랜더스(58) 플레이보이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인터뷰에서 플레이보이 창간자인 휴 헤프너(89)가 이듬해 3월부터 나체 사진을 싣지 않겠다는 건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플랜더스는 인터뷰에서 인터넷에 범람하고 있는 포르노 사진 때문에 잡지에 실린 사진이 ‘구닥다리’ 같아 보이는 게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배경이라며 “요즘엔 클릭 한 번이면 공짜로 상상 가능한 모든 성행위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보이는 이외에도 변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직업이 있는 남성층을 독자로 겨냥해 칼럼 필진을 ‘성에 개방적인(sex-positive) 여성’으로 바꾼다. 직장에서 읽어도 민망하지 않은 잡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플레이보이는 이미 자사 웹사이트에서 이 같은 변화를 시도, 젊은층 접속자 수를 늘린 바 있다.
명성에도 불구하고 플레이보이는 현재 어려움에 처해 있다. 1975년 560만을 자랑하던 구독자 수는 현재 80만명으로 줄었다. 인쇄 잡지에서 생긴 적자를 메우는 건 저작권 이용료다. 플레이보이 측 발표 자료에 따르면 플레이보이의 저작권 수입은 정보기술(IT) 기업 애플과 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 존스 플레이보이 수석 콘텐츠 담당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농담을 섞어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대해)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면서 “열두 살 적의 나라면 지금 내 모습에 매우 실망하겠지만, 이렇게 하는 게 옳다”며 지금의 결정이 불가피한 것임을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플레이보이’ 이제 떳떳하게 보세요!… 여성 나체사진 싣지 않기로
입력 2015-10-14 02:48